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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①'D-7' 카운트다운…'성공률 30%' 좁은 문 넘어 우주 향한다

세계 7번째 수준 발사 역량 갖추게 돼
새로운 발사체 모델 성공률…국제 통상 '30% 내외'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2021-10-14 07:32 송고 | 2021-10-14 16:43 최종수정
1일 오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인증모델이 신규 구축된 제2발사대의 인증시험을 위해 발사체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동하고 있다. 발사대 인증시험은 인증모델 추진제 충전 및 배출 등 전체 발사 운용 절차를 수행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2020.6.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1일 오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인증모델이 신규 구축된 제2발사대의 인증시험을 위해 발사체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동하고 있다. 발사대 인증시험은 인증모델 추진제 충전 및 배출 등 전체 발사 운용 절차를 수행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2020.6.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의 기술로 개발한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발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1일로 예정된 이번 발사는 일종의 시험 발사다. 개발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사를 통해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발사되는 누리호에는 인공위성이 아니라, 인공위성과 무게가 동일한 더미가 실려 올라간다.

누리호 개발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무게 1톤이상의 실용 위성을 자체적으로 발사 가능한 7번째 국가가 된다.

◇처음 개발된 발사체의 발사 성공률 '30%'

한국 우주 개발 및 산업의 한 이정표가 될 누리호의 첫 시험 발사 성공률은 얼마일까?
누리호와 같이 기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개발된 첫 모델의 성공률은 우주 산업계에서 통상 30%로 여겨진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처음 개발해 발사한 경우의 성공률을 30% 내외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노하우 축적과 개량 과정을 거쳐 십중팔구는 성공하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다.

스페이스X의 화려한 성공의 씨앗이 된 초기 발사체 팰컨 1의 경우 5번 발사 시도 중 3번 실패했다. 미국의 우주 계획 초기에 사용된 아틀라스 시리즈는 8번 발사 시도에 5번 실패했다. 러시아와의 합작으로 개발된 나로호도 2번 실패 후 3번째 시도에서야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이제는 일상처럼 우주로 발사체를 내보내는 화려한 성공 뒤에는 초기 성공률 30%를 비롯한 '축적의 시간'이 있었던 셈이다.

나로호, 시험발사체, 누리호 제원 비교(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1.10.14 /뉴스1
나로호, 시험발사체, 누리호 제원 비교(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1.10.14 /뉴스1

◇'엔진'부터 '발사대'까지 국산화…실용 위성 발사 역량 세계 7번째로 갖춰

2013년 발사를 마친 '나로호'는 러시아와의 합작 형태로 제작됐다. 반면에 누리호는 엔진, 연료 탱크, 조립 등 발사체 제작부터 발사 인프라(기반시설) 역할을 하는 발사대까지 전 과정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누리호는 길이 47.2m에 200톤 규모로, 3단으로 구성됐다. 가장 아래 있는 1단에는 75톤급 엔진이 묶음으로 4개, 2단에는 1개, 3단에는 7톤급 엔진이 1개 들어간다. 총 연료 56.5톤과 산화제 126톤이 연소하며 최대 1500㎏의 물체를 고도 600~800㎞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성능을 지녔다.

누리호 개발이 성능 검증까지 완료되면, 한국은 자국 기술력으로 중대형 엔진 개발에 성공한 7번째 국가가 된다.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국만 실용급(무게 1톤 이상)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엔진을 비롯한 발사체 기술 전반은 군사 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어 국가 간 기술이전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 및 미국의 수출 규제(ITAR) 등을 통해 우주발사체 기술 이전이 통제된 상황이다.

이번 발사체 및 발사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면 우주 수송능력 확보 및 우주 개발 수행의 기본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산업적으로는 우주 분야 제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개발에는 주요 참여기업 30여개를 포함해 총 300여개의 기업이 참여했다. 누리호는 개발 초기 설계단계부터 산·연 공동설계센터를 구축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문가들이 기업체에 상주하는 등 산업체 기술력 향상을 지원했다.

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 개발 초기부터 관련 산업체의 보유기술, 인력 및 인프라 등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총사업비의 약 80%인 약 1조 5000억 원 규모가 산업체에서 집행됐다.

이들 기업은 이후 이어질 누리호 반복 발사, 누리호 후속으로 추진될 발사체 고도화 사업 등을 통해, 앞으로도 노하우를 축적하고 성장해 나갈 전망이다.

누리호개발참여 주요 업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1.10.14 /뉴스1
누리호개발참여 주요 업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1.10.14 /뉴스1

기술적으로는 다른 기술도 중요하지만 '엔진'이 핵심 기술로 꼽힌다.

7톤급 엔진은 2015년에 성능시험에 성공했고, 75톤 엔진은 18년 개발을 마쳤다. 엔진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도 함께 개발돼 국내 독자 엔진 시험 역량도 확보됐다.

1단에 들어가는 4개의 엔진을 묶는 기술은 '클러스터링'이다. 4개의 엔진이 마치 1개의 엔진처럼 작동하게 하는 것이다.

75톤급 엔진 4개를 묶어 300톤급 엔진처럼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4개의 엔진이 균일한 추력을 거의 동시에 발생시켜야 한다. 만약 한 엔진이 작동하거나 추력이 작을 경우, 발사체는 날아가는 도중 기울거나 추락할 수도 있다.

동시에 여러 개의 엔진을 제어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은 그 자체로 난도가 높다. 하지만, 새로 큰 규모의 엔진을 처음부터 개발해야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클러스터링 개수를 조절해 다양한 추력의 엔진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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