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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먹고 싶나요? 그럼 투자하세요"…먹거리 펀딩 뜬다

농심, 건조 플레이크 1달간 1억2000만원 투자받아 '대박'
MZ세대에 인기…제품화 '테스트베드' 역할도 톡톡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2021-10-07 07:05 송고 | 2021-10-07 08:24 최종수정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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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업계가 펀딩 재미에 빠졌다. 실험적인 제품을 사전에 주문받아 수요를 확인할 수 있어 제품화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서다. 특히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소비자 역시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남들보다 빨리 맛볼 수 있어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미래형 식재료' 심플레이트 펀딩을 진행했다. 농심 사내 벤처팀에서 개발한 건조식품 브랜드 심플레이트는 소고기와 닭고기, 표고버섯과 대파 등을 동결·진공 건조시켜서 1년 넘게 상온 보관할 수 있다. 찌개나 라면, 파스타 등을 요리할 때 요긴하다. 

농심은 지난달 투자를 받기 시작해 약 한달 동안 모두 1억2000만원 상당 펀딩에 성공했다. 목표를 무려 1000% 이상 초과 달성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도 와디즈를 통해 스무디 키트 '롯데칠성 직원이 혼자먹기 아까워 출시! 나를 위한 단 하나의 스무디 키트'를 선보였다. 농심과 마찬가지로 사내벤처를 통해 기획·출시됐다. 과일과 야채를 진공포장해 바로 갈아마실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펀딩 목표액을 649% 초과 달성해 출시가 이뤄졌다.
이밖에 LF푸드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모노키친은 칠리크랩을, 롯데푸드는 식단관리 도시락 '쉐푸드(Chefood) 세븐데이즈 플랜'을 각각 투자 형태로 내놓은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펀딩 플랫폼을 통해 투자 받은 스무디 제품 프로젝트 간다 소개 영상© 뉴스1

이들의 제품은 대부분 MZ(밀레니얼·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먹거리로 기획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가정식이 늘면서 이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개발에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밀키트와 건강관리 사이 시장을 노리기 위한 제품들이 여럿 (출시) 물망에 올랐다"면서 "시장 규모와 지속적인 판매량 등을 예측해 보면서 내부 논의 끝에 펀딩(투자) 형태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사몰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아닌 와디즈를 이용한 것도 계산이 깔려 있다. 바로 MZ세대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아닌 기존 식음료업 기업이 펀딩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경우 제품의 완성도와 신뢰도를 담보할 수 있다"며 "기존에 없던 제품을 선보인다는 측면에서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신선한 재미를 준다는 평가가 높다"고 전했다.

펀딩 제품들은 본격적인 제품화의 테스트베드 역할도 하고 있다. 펀딩의 인기와 리뷰 등을 통해 최초 타기팅 대상인 MZ세대 외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을지 가늠해 볼 바로미터가 된다는 설명. 실제 쉐푸드 세븐데이즈 플랜은 펀딩 종료 뒤 쿠팡과 이마트몰, 동원몰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모노키친 칠리크랩 역시 자사몰(모노마트)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농심 관계자 역시 "심플레이트 제품은 펀딩 완료 뒤 리뷰·개선을 통해 온라인 판매처를 통해 판매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인정받지 못한 제품은 정식 판매되지 못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실제 롯데칠성음료에서 내놨던 스무디 키트는 롯데마트에서 한차례 특판 뒤 더이상 후속 판매를 하지 않는 상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향후 사업 추진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제품으로 출시되지 않는다고 해서 업체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 이 관계자는 "펀딩을 통해 전에 없던 기술을 개발하는 경우 향후 다른 제품 개발에 활용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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