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랜섬웨어 공격으로, 생후 9개월 영아 사망…사상 최초

산모 "전산망 마비된 줄 몰랐다"…'의료 과실' 혐의로 병원 고소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2021-10-03 17:38 송고
악성코드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PC 화면 © AFP=뉴스1
악성코드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PC 화면 © AFP=뉴스1

악성코드가 사용자의 컴퓨터는 물론이고 인간의 생명까지 앗아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서 사용자에게 몸 값을 요구하는 악성코드인 '랜섬웨어' 공격으로 생후 9개월 된 아이가 사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를 잃은 산모는 2019년 7월 16일 앨라배마주 스프링힐 병원에서 출산했는데 당시 병원은 랜섬웨어 공격으로 8일째 원내 모든 전산망이 마비된 상태였다.

그 가운데 산모는 자연분만으로 출산, 아이는 탯줄이 목에 감겨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채로 태어나 투병 생활 끝에 9개월 뒤 사망했다.

만약 전산망이 마비되지 않았더라면 산모에게 제왕절개술을 유도해 아이를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산모는 이같은 병원 사정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지난해 1월 모바일카운티 순회법원에 해당 병원을 '의료 과실'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어떠한 책임도 부인하고 있다. 제프리 세인트 병원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마비 사태 속에서 병원을 개방된 상태로 유지했고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돌봤다"며 "환자들이 진료를 원했고 의료진 개별 판단하에 조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항변했다.

당시 산부인과 병동에서는 산모들을 간호사 대기실과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해 상시 보호 관찰을 했다. 태아 심박수 모니터의 볼륨을 높여 수기로 심박수를 기록했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은 산모에게 병원 사정을 알려야 하는 책임은 파넬 담당의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담당의는 법정 서류에서 "병원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은 저도 알고 있었다"면서도 "산모가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측이 랜섬웨어 공격에 대한 전후 대응을 잘했더라면 사망한 아기의 심박수를 제 때 확인해 안전한 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WSJ이 입수한 담당의가 수간호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만약 태아 심박수 모니터 판독 결과를 보았다면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했을 것"이라고 적혀있었다.

한편 해당 재판은 내년 11월로 예정돼 있다. 혐의가 입증되면 랜섬웨어 공격으로 사망한 첫 번째 사례가 된다고 WSJ은 보도했다.


younm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