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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읽기] 메타버스 시대가 온다

(서울=뉴스1) | 2021-10-01 08:00 송고
방준성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 뉴스1

최근의 대한민국 산업계 이슈 중 하나는 메타버스일 것이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또는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복합되어 사회·경제·문화 활동과 가치 창출이 가능한 디지털 세계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2021년 7월에 ‘한국판 뉴딜 2.0’의 비전을 제시하며 2025년까지 22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디지털 초혁신’을 한국판 뉴딜 2.0의 5대 과제 중의 하나로 하여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2조60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데이터 구축, 콘텐츠 제작 지원 등의 사업들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는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과 사물인터넷, 5G, 클라우드,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술들이 융합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그 기대감이 크다. 메타버스에 대해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 XR(확장현실)에 경제 체계, 보안 체계 등을 위한 기술들이 추가된 형태로 표현하기도 한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메타버스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를 2021년에 460억달러, 2025년에는 2800억달러로 전망했다.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서비스로 미국의 로블록스, 한국의 제페토 등이 언급되고 있으며, 세계 주요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은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과 전용기기, 이와 관련된 기술들의 개발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세계적 투자 규모만큼이나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가 다양한 측면에서 진행되며 그 대상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아직 모호한 부분이 많아 더 고민이 필요해 보이긴 하다.

메타버스 시대가 올까. 1차·2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기계와 전기 기술이 현실 세계의 경제성을 높였다. 3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인터넷 기술에 의해 탄생한 온라인 디지털 세계를 통해 오프라인 현실 세계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었다. 이러한 기술적 환경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연계(O2O) 플랫폼이 등장하며 생산과 소비가 효율화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데이터의 축적과 함께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가상·증강현실(VR·AR),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발전했다.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하여, 인간은 삶의 편의성과 산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시·공간이 확장된 가상세계에서 상호작용하며 사회·경제·문화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한 가상경제융합의 기반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의해 현실세계에서 인간의 사회적 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가상세계에서의 활동에 대한 욕구를 강화시켰다. O2O 플랫폼이 시간 절감을 위한 연결을 통한 효율화였다면,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지능화 기술을 활용한 시간 예측과 공간 맞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는 어떤 형태로 실현될까. 2000년대 초반에 미국의 미래가속화연구재단(ASF)에서는 메타버스를 증강과 시뮬레이션, 사적영역과 외적영역의 두 축에서 라이프로깅, 증강현실, 미러월드, 가상월드의 4가지 형태로 분류하였다. 10여년 전에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분하기 위한 고민이 있었겠지만, 다양한 신기술들이 등장한 지금, 메타버스는 그 당시 분류 체계를 넘어선 또 다른 형태를 가질지도 모른다. 가상세계로의 접속 중심의 메타버스 서비스 형태이기는 하지만, ‘레디플레이어-원’이나 ‘매트릭스’ 등의 영화는 메타버스 월드를 상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메타버스를 완벽히 설명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지만, 그 핵심 속성에 대해 정리해 보려는 노력이 있었다. 매튜 볼(Matthew Ball)이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의 XR 콘텐츠와 메타버스가 구분되는 7대 핵심 조건을 지속성, 동시성, 무제한 사용자 참가, 경제 시스템, 경험의 확장성, 상호 운용성, 참여자에 의한 저작/운용으로 보고 있다. 어찌보면 가상세계의 MMORPG를 위한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처럼도 보이기도 하지만, 현실세계와의 연결과 메타버스 월드 구성에 사용자가 참여하는 등 차별적인 특징이 있다.

메타버스 서비스의 형태를 규정하기 쉽지 않다면 도구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어떨까. 앞에서 설명한 메타버스의 7대 핵심 속성과도 연관되어 있겠지만, 경제 플랫폼, 소셜 플랫폼, 산업 플랫폼 측면에서 메타버스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가 연결된 경제 플랫폼으로써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개인 또는 그룹의 디지털 프로슈머들이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자유롭게 저작하고 가상 세계에서 다른 사용자들과 거래하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NFT 등의 기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메타버스 서비스는 경제 체계과 연계돼 디지털 마켓의 거래도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메타버스는 소셜 플랫폼으로써 다수의 사용자가 지속성을 갖는 가상 세계에서 실시간 인터랙션 할 수 있어야 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인간과 가상세계를 연결시켜주는 오감 인터랙션용 XR 기기, 클라우드 서버 시스템 등의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메타버스 월드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실현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인간과 대상과의 관계성과 관련된 기술들이 필요할 것이다.

휴먼 아바타를 생성하고 이들이 모여 협업할 수 있는 기술도 필요하겠지만, 메타버스 월드에서의 인간의 다양한 인터랙션을 상상해볼 때 AI 아바타를 생성하고 행동방식을 정의하는 기술, 가상객체들의 속성을 정의하는 기술 등도 중요할 것이다. 메타버스 월드에서 인간이 사회·경제·문화 활동을 하는데 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소셜 플랫폼이라는 도구로 메타버스 서비스를 생각해보면 교육, 관광 등에 대한 서비스가 가장 먼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는 산업 플랫폼으로써 다양한 기술들의 융합을 통해 현실과 가상, 가상과 가상을 연결하여 현실세계의 일과 생활의 일부가 가상세계에서 가능해야 한다. 현재는 메타버스 초기 단계의 가상세계에서의 회의 정도를 하고 있지만, 가상공간에서 현실공간의 인프라를 관리 및 운용하고 가상공간에서의 설계를 현실세계에 반영하는 등의 것들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실세계에서 산업적으로 가치 있는 것들이 가상세계에서도 가능한 상황을 상상해볼 수 있다. 산업 플랫폼이라는 도구로 건설, 의료 등 정보의 증강과 시뮬레이션이 요구되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이러한 관점에서 기획될 수 있어 보인다.

메타버스 산업은 어떻게 확대될 수 있을까. 투자 규모 만큼이나 정부, 산업계, 연구계와 학계가 함께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메타버스 산업을 이해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틀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제조업 중심의 시대에서 제품 생산 품질을 높이기 위해 GE는 식스시그마 제도를 도입했지만, 인공지능 시대인 지금은 GE 역시 그 제도의 잣대를 창의와 혁신이 필요한 인공지능 서비스에 적용하지 않는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기존의 틀을 바꿔야 할 부분이 많아 추진력 있는 사람들 없이는 쉽지 않기도 하다.

메타버스 서비스 자체가 상용화 경험이 많은 산업계 중심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지만,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메타버스 산업의 범위만큼 하나의 기업이 그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기업의 규모가 적을수록 메타버스 산업에 진입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일부 기업들로 메타버스 관련 시장이 독점될 수 있는데, 이는 진입장벽만 더 높이는 상황을 만들 수 있어 다수의 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며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메타버스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산업이 유지되며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급하게 서둘러 보여주기 위한 서비스보다는 산업의 경제성을 높여줄 수 있는 기술들을 전략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 월드를 형성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그래픽 부분들을 자동화하여 생성하고 보정해 줄 수 있는 기술, 휴먼 아바타와 상호작용하는 AI 아바타의 다양한 행동양식에 대한 기술 등 메타버스 월드에서 수 년 내에 필요한 기술들을 찾아 산업 진흥을 위해 미리 지원할 필요가 있다. 민간 투자에 힘입어 메타버스는 인간의 흥미와 재미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영역부터 이용될 것이다. 공공 영역에서 저비용으로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이러한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단기에 상용화된 무엇을 보여주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계와 학계의 역할도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연구계와 학계는 기술 개발 이외에 다른 역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다양한 가상세계가 존재할 수 있는데, 경제 플랫폼으로써 사용될 수 있는 만큼, 그 세계가 지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사회 체계는 정립되어야 한다. 메타버스 월드를 독점한 기업이 화폐를 무한정 찍어내거나 특정 대상들을 차별화하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디지털 공간은 그 자체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기술적 구현의 범위와 제한이 고려되어 가상과 현실에서의 영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자와 제도나 체계에 대한 전문가가 함께 의견 교환을 할 필요가 있다. 개발자들의 관심이 적은 부분이기도 하지만, 월드가 탄생하여 지속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메타버스 월드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3차원 공간 및 객체 데이터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 데이터의 속성이 제각각이고 신뢰할 수 없다면 개방형 플랫폼에서의 메타버스 월드 저작이 불편할 수 있다. 메타버스 시장 확대를 위해 연구계와 학계, 그리고 산업계가 데이터에 대한 체계를 개발하여 공유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 관련하여 그 모호함과 가능성 사이에서 하나씩 해결해가며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이에 대한 논의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략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무엇이 중요한지, 필요한지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전쟁에서의 승리는 정보병 파견을 통해 환경적 요인과 상대 전술을 파악하는게 필요하다. 학계와 연구계에서의 다양한 연구시도는 그러한 역할을 대신해준다.

학계와 연구계 중심으로 진행되어 상용수준의 서비스가 나오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산업계 중심으로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찾기 전에 이런저런 방황과 그리고 반복적인 단순 구현을 계속하는 것도 예산 낭비의 문제로 이이질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에서 현실과 가상이 융합되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려는 것처럼, 꿈꾸는 미래(학연)에 에너지를 쏟는 기관과 현실에 에너지를 쏟는 기관(산업체)의 협력은 상당히 필요해 보인다. 

/방준성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칼럼의 내용은 뉴스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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