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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톡톡]100만명 매료시킨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데이', 부족했던 2%

텀블러 고객에게도 플라스틱 컵 제공, PP 대신 바이오매스 썼더라면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2021-09-30 09:56 송고
29일 오후 경기 고양 덕양구의 한 스타벅스 재활용 쓰레기통에 스타벅스가 ESG경영 차원에서 재사용을 독려하며 무상지급한 리유저블 컵이 버려져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1.경기 고양의 한 스타벅스 매장, "텀블러를 들고 왔으니 커피를 담아달라"는 고객에게 "오늘 하루는 텀블러를 받지 않는다. 재사용 컵을 무상으로 드리고 있으니 받아가라"는 파트너(직원) 답변이 돌아왔다. 이 고객은 끝내 텀블러에 커피를 받지 못했고, 2개(텀블러와 리유저블 컵)의 컵을 양손에 들고 매장을 나섰다.

#2. 같은 날 다른 스타벅스 매장, 60대로 추정되는 A씨는 커피를 다 마신 리유저블 컵을 그대로 쓰레기통에 던졌다. 커피 수령을 대기하던 20대 청년이 '가져갈 수 있는 컵'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는 그대로 매장을 떴났다.
지난 28일 스타벅스가 글로벌 스타벅스 창립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 1일) 등을 기념하기 위해 진행한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데이'의 한 단면입니다.

스타벅스 매장 앞에는 개점 30분 전부터 긴 대기줄이 생겼고 커피 한 잔을 받기 위해 우산을 쓰고 1시간여를 기다리는 진풍경을 낳으며 막을 내렸습니다.

그럼 이번 행사의 홍보효과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지난해 스타벅스는 약 1조92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전국에 약 15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니 매장 평균 매출은 약 12억8500만원에 달합니다. 평균 음료가격이 5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매장에서 하루에 약 700잔 정도가 판매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전체 매출에서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을 50%만 잡아도 하루 350잔 정도가 팔리는 셈인데요. 전국 1500개 매장에서 판매되는 커피는 하루에 52만5000잔 정도로 추정해 볼 수가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리유저블 컵을 평상시 음료 판매량 대비 2배 많이 준비했다"고 밝혔는데요. 한 사람이 여러 잔을 구매하는 경우를 감안하더라도 약 100만명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추정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날 대부분 매장에서는 오후 5~6시 정도에 준비됐던 리유저블 컵이 모두 동이 났습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상당수의 인증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앞으로 리유저블 컵을 사용하는 소비자까지 생각한다면 이번 행사의 효과는 상상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28일 오전 경기 고양 덕양구의 한 스타벅스에서 파트너(노동자)가 리유저블(재사용) 컵에 담긴 커피를 포장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는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1일)을 기념해 기획됐다. 2021.9.28/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28일 오전 경기 고양 덕양구의 한 스타벅스에서 파트너(노동자)가 리유저블(재사용) 컵에 담긴 커피를 포장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는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1일)을 기념해 기획됐다. 2021.9.28/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하지만 아쉬운 점도 발견됐는데요. '텀블러에 음료를 받아가겠다'는 친환경 소비자에게도 일률적으로 리유저블 컵을 증정하고 일부 리유저블 컵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도 했습니다. 

리유저블 컵이 일회용 포장재나 배달용기로 자주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 (PP) 소재가 사용된 것도 아쉬운 대목인데요. 옥수수나 사탕수수로 만든 친환경·생분해 '바이오 매스'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행사 취지에 더 적합해 보입니다. 물론 일부 원가 상승은 불가피했겠지만 진정성은 더 배가 됐을 겁니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모순된 행태'라거나 '그린 워싱(위장 환경주의)'이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을 겁니다. 

친환경 경영 이벤트로 '대란'을 만들 수 있는 브랜드는 국내에 몇 개 없을 겁니다. 스타벅스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Better Together'를 위해 탄소를 지속적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같은 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다음 행사에서는 한발 더 나아간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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