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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국회 세종시대 개막…9년여에 걸친 대장정

20대 국회서 첫 설치법안 발의…자동폐기 등 '좌절'
21대 출범 후 속도, 정치상황 휘둘려 부침겪다 빛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2021-09-28 15:58 송고 | 2021-09-28 21:27 최종수정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상정돼 표결하고 있다. 2021.9.2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상정돼 표결하고 있다. 2021.9.2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국회법 개정안 처리 불발로 곳간에 묶여있던 147억원의 국회 세종분원 설계비가 가까스로 빛을 보게 됐다.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어 세종시 국회의사당 분원 설치 근거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재석 185명 중 찬성 167명, 반대 10명, 기권 8명으로 가결됐다.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세종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춘희 현 시장이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를 제안한 이후 막연하기만 했던 '국회 세종시대'의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장장 9년여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긴 세월만큼이나 국회 세종분원은 부침을 겪었다.

이 시장의 최초 제안 이후 2016년 세종시를 지역구로 한 이해찬 당시 의원이 세종분원 설치 근거가 될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지만, 운영소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20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되는 좌절을 겪었다.

물론 논의가 아예 중단된 것은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국회 세종시 분원 설치에 대한 타당성 연구가 이뤄졌고, '타당하다'는 결론을 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법안 통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세종분원 설립 근거가 될 법안 처리 여부와는 별개로 분원 설치와 관련한 자투리 예산을 확보하는 정도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21대 국회 출범과 함께 세종분원 설치는 가속 페달을 밟게 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세종시 국회세종의사당 예정 후보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본 뒤 국회 이전을 희망하는 지역민에게 해바라기를 받고 있다. 2021.7.1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세종시 국회세종의사당 예정 후보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본 뒤 국회 이전을 희망하는 지역민에게 해바라기를 받고 있다. 2021.7.1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는 보수야당의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들도 세종분원 필요성에 공감대를 같이하면서 앞다퉈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 세종시갑을 지역구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홍성국 의원이 지난해 6월 다시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고, 지난 4월에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이 관련 법안을 추가 발의하는 등 세종분원 설치에 대한 여야 공감대도 이뤄냈다.

특히 지난해 12월 2021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는 당초 10억원에 불과했던 국회 세종분원 관련 예산을 여야가 합의를 거쳐 117억원으로 증액·편성하면서 기대감을 한껏 높이기도 했다.

2019년과 2020년에 기확보된 각 10억원을 포함, 147억원의 설계비는 이렇게 마련됐다.

문제는 이후였다. 쓸 돈은 마련했으나 쓰지 못하는 상황이 1년 가까이 지속됐다.

여야 충분한 공감대에도 시시각각 달라지는 정치적 환경에 관련 법안 처리는 매번 뒤로 밀리기 일쑤였다. 여야는 그럴 때마다 책임 떠넘기기에 바빴고, 그런 정치권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피로감은 혐오로 바뀌었다.

그렇게 숱한 부침을 겪은 국회 세종분원 설치법은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가까스로 국회 문턱을 넘게 됐다.

이춘희 시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은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국회 세종분원 건립을 마중물 삼아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행정법원과 대전지법 세종지원 설치, 공공기관 2단계 이전 등의 과제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그간의 소회와 향후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euni1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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