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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제시 후 무력시위…한미에 리트머스 시험지 댄 북한

김여정 '대화 가능성' 담화 후 바로 무력시위
'선결 조건 해결' 우선 재확인…한미 반응 주목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21-09-28 10:39 송고 | 2021-09-28 15:53 최종수정
28일 북한이
28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라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 미사일은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연이은 담화로 '대화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바로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무력시위에 들어갔다.
담화에서 내건 '이중기준'·'적대 정책' 철회 등의 대화 조건이 우선임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한미의 입장을 검증하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6시40분쯤 내륙에서 동쪽으로 미상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제원에 대해서는 분석 중이나 군은 이날 오전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는 이를 단거리 미사일로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에 이어 추가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의 무력시위는 김여정 부부장이 앞서 이틀 연속 담화로 대화 재개 시그널을 보낸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김 부부장은 지난 24일 담화에서 정부의 '종전선언' 제의를 '좋은 발상'이라고 한 데 이어 25일 "남북 정상회담도 건설적 논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관계 복원 신호를 보낸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던 이 담화 이후 북한이 관계 개선 1단계로 여겨지는 남북 통신연락선 재가동이 아닌 무력시위를 택한 것은 담화에서 제시한 '선결 조건'을 재확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지독한 적대시 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24일)라고 주장하며 이에 대해 남측이 "눈에 띄는 실천"(25일)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중기준'은 남측의 군사력 증강을 '대북 억제력 확보'라고 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은 '도발'로 규정한 것에 대한 반발이고, 적대 정책은 대북 제재, 한미 연합훈련 등을 의미한다.

북한은 특히 최근 '이중기준'에 대한 불편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출하며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행보는 '남조선의 국방중기계획'과 같은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섣불리 대화에 나서기보다 미사일 시험발사로 이 같은 대화 조건에 한미가 어떻게 반응을 해올 것인지, 남측의 '눈에 띄는 실천'을 먼저 지켜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번 미사일 발사 역시 '국방력 강화'의 일환이니 문제 삼지 말라는 메시지를 재발신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도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자신을 방어하고 국가의 안보와 평화를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국방을 강화하고 있을 뿐"이라며 자위권을 재차 강조했다.

북한이 공을 다시 한미로 넘기면서 이번 무력시위에 대한 한미의 반응이 향후 한반도 정세 전개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한미에서 탄도미사일을 두고 '도발'이나 '유엔 제재 위반'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면 북한의 대대적인 반발로 인해 정세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이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해 정부도 수위 조절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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