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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국 경제 신화 일군 창업주 3인, 동상(銅像)으로 만나다

동상으로 만난 이병철·정주영·박태준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2021-09-27 07:50 송고
© 뉴스1

삼성 이병철, 현대 정주영, 포스코 박태준. 50년 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이들은 현재 세계적인 혁신 기업가로 불리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능가하는 창업주였다.

책 '동상으로 만난 이병철·정주영·박태준'은 서울·용인·대구에 있는 4개의 이병철 동상과 흉상, 서울·울산·서산에 있는 7개의 정주영 흉상, 광양·포항에 있는 3개의 박태준 동상과 조각상을 통해 이들의 일대기와 그들이 남긴 유산을 추적한다.
저자는 1년간 이들의 동상과 조각상을 찾고 추적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정주영 흉상 6개는 정면이 아닌 살짝 왼쪽을 바라보고 있다. 노동자와 사회의 그늘도 살펴야 한다는 정주영의 뜻이 숨어 있다.

대구 제일모직 공장 터에는 이병철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하지만 함께 조성된 대구창조캠퍼스 제일모직 기숙사, 복원된 삼성상회 건물, 구 제일모직 본관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5년째 정상적으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포스텍 박태준 조각상을 만든 중국인 작가는 당당히 조각상 정면과 후면에 사인과 낙관을 새겼지만, 유독 정주영 흉상과 박태준 동상을 만든 작가의 이름은 작품에서 찾아볼 수 없다.
저자는 광양제철소 박태준 동상, 서울아산병원 정주영 흉상 작가인 홍익대 김영원 명예교수가 구미 박정희 대통령 동상과 남산 이승만 박사(대통령) 상을 만든 사람이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

일제 식민 지배와 전쟁을 겪은 세 사람은 항상 나라를 생각했다. 이병철은 사업보국(事業報國), 박태준은 제철보국(製鐵報國), 정주영은 애국심을 강조했다.

1962년 세계적 공업단지가 된 울산공업단지 밑그림을 그린 건 이병철이었고, 한국을 세계의 무대에 알린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의 주인공은 현대의 정주영이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일본 최고위층을 움직여 위기를 벗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박태준이었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사회와 나눌 줄 알았다. 이병철은 삼성문화재단을 만들어 미술관을 짓고 장학금을 지급했고, 성균관대를 인수해 오늘날 수원캠퍼스의 토대를 닦았다.

정주영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을 만들어 서울아산병원 등 8개 병원을 짓고, 울산대 등 8개 학교를 설립해 후세 교육에 힘썼다.

박태준은 포스코 주식을 한 주도 가져가지 않았고 자신의 이름으로 된 부동산도 남기지 않았다. 박태준은 포항공대 등 학교 14개(2개교가 통합돼 현재 13개)를 설립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50년 전 이병철, 정주영, 박태준 세 사람이 기업을 일군 과정과 그들이 보여준 애국심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경제인들의 역할을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심의 반도체 전쟁을 선포하는 모습을 보면서, 38년 전 이병철이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말한 것을 떠올린다. 이병철은 1987년, 정주영은 2001년, 박태준은 2011년 타계했다. 올해는 이병철 34주기, 정주영 20주기, 박태준 10주기다.

◇ 동상으로 만난 이병철·정주영·박태준 / 이상도 지음 / 좋은땅 펴냄 / 1만6000원


sesang22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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