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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4분기 반등' 전망 나오지만…中헝다·美부채 '불확실성 여전'

FOMC 무난히 넘었지만 헝다사태 등 대형 변수 여전히 남아
'위드코로나' 4분기 반등 전망 속 '관망할 때' 신중론도 나와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2021-09-26 05:50 송고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2021.9.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2021.9.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추석 연휴 이후 우려했던 국내 증시의 급락세는 없었지만 안갯속 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의 큰 변수로 꼽혔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무난하게 소화했으나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개발기업인 헝다그룹(Evergrade)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와 미국 부채한도 협상 이슈 등으로 당분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곧 있을 3분기(7~9월) 실적 시즌도 주요 변수다.

◇ 우려했던 급락 없었다…"FOMC 결과 영향 제한적"

지난주 2거래일(23~24일)간 코스피 지수는 0.48% 하락해 3125.24로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헝다 사태로 출렁이면서 연휴 이후 급락 우려도 나왔지만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악재를 소화했다. 추석 연휴로 국내 증시가 휴장하는 동안 홍콩 항셍지수는 2.8% 급락했으며 S&P 500도 1.7%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큰 불확실성 중 하나로 꼽힌 9월 FOMC는 다소 매파(통화긴축적)적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이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시작돼 내년 여름쯤 양적완화가 종료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점도표 상으로 절반 가량의 FOMC 위원이 내년 중 첫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금융시장이 이미 올해 테이퍼링 가능성을 선반영한 만큼 FOMC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FOMC 이후 금융시장은 안정적이었는데, 올해 수차례 FOMC와 연준위원 연설 등을 통해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을 예고한 덕분에 이미 금융시장이 테이퍼링 시행을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헝다그룹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제2의 리먼사태가 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우세해지면서 글로벌 증시 급락세가 진정된 점도 긍정적이었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 헝다그룹 리스크 관련 뉴스를 모니터에 띄워놓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 헝다그룹 리스크 관련 뉴스를 모니터에 띄워놓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 헝다·미국 부채한도 협상…증시 대형 변수 잇따라

큰 변수였던 FOMC는 넘겼지만 당분간 증시의 변동성 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기감이 여전한데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여부도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헝다그룹은 중국 최대 역외 채무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부채 규모는 1.95조 위안인데,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350조원이 넘는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현실화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헝다 유동성 위기는 기업 자체의 문제가 크지만, 그 트리거는 '공동부유'에서 시작된 중국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이라며 "그 부작용으로 금융시스템이 흔들리고 경기가 나빠진다면 지도층의 정치적 입지도 흔들릴 수 밖에 없어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있을 것이다. 만약 디폴트를 용인한다면 2차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피력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헝다 디폴트로 인해 단기충격이 발생한다면 오히려 주식 비중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단기교란요인은 될 수 있지만 확대해석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의회는 부채상한 한도를 높이는 법안을 높고 대립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의 부채가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에 합의에 실패하면 미국 정부의 디폴트 발생 가능성도 있다. 최근 미국 하원은 부채 한도를 내년 12월까지 유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이 50석씩 양분하고 있는 상원 통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원에서 60표 이상을 얻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부채한도 증액 협상 관련 이슈는 10월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재정확대안 축소 등을 연결한 부채한도 협상안 통과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이 경우 주식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중립적일 것"이라고 했다.

경기 둔화와 상장사 실적 피크아웃(고점통과) 우려도 변수가 될 수 있다. 3분기 상장사 실적이 역대급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근 상장사 실적 전망 상향세가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4분기 반등' 전망 속 신중론도

이같이 산적한 변수들로 인해 증시가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향후 '위드 코로나'를 거치며 증시가 재차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연말 소비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재고축적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경제를 좋게 볼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진정, 위드 코로나 정책 선회로 서비스 소비가 개선될 것이며 연말 소비시즌을 앞두고 재화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 한국 증시에는 우호적인 흐름이다. 4분기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 내외인데, 양호한 수출과 이에 따른 실적, 펀더멘털 선순환이 무시된 수준이며 팬데믹 이전 수준에도 못 미치는 절대저평가 구간"이라며 "펀더멘털로 설명 가능한 바닥은 3100선이므로 현재 지수 구간에서는 투매보단 보유를, 관망보다는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경제성장 둔화, 헝다그룹 이슈, 연준의 긴축 이슈 등은 미국 주식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오히려 한국 주식시장에서 증폭 효과를 일으킨다"면서 "지금은 주가가 흔들릴 때 매수하는 용기보다는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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