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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니까 나간다…스위스의 특별한 가을나기

산속 허브로 차려낸 오두막 정찬에 박물관 피크닉까지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21-09-26 04:50 송고
린더넨(Lindernen) 오두막 / 스위스관광청 제공
스위스 현지인들은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밖으로 나간다.
 
산과 들이 여름내 쨍쨍 내리쬔 햇살을 고이 품었다 오묘한 빛깔의 노랑과 빨강, 주홍으로 가을 내음을 마음껏 발산하며, 나들이객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스위스관광청은 낭만을 찾아 산과 들판에서, 그리고 도시 한복판으로 나서는 스위스 사람들의 가을 나는 방법을 소개한다.
   
◇ 루체른 호수 지역의 산속 허브

루체른 호수 동쪽 끝자락, 해발고도 1700m 돌산으로 둘러싸인 우리(Uri) 호수엔 린더넨(Lindernen) 오두막이 있다.

가을을 머금은 풀 내음과 서늘한 흙내와 함께 아로마 짙은 허브와 야생화가 가득한 이 오두막은 스위스에서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이나 주말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다.

매년 4500명이 리더넨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묵어가는데 숙박을 하지 않는 방문자만 따지자면 훨씬 더 많은 숫자다. 서늘한 가을은 리더넨 오두막을 찾아 들판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품속에 안겨 특별한 정찬을 즐기기 좋은 계절이다.
린더넨(Lindernen) 오두막 주변 모습 / 스위스관광청 제공
린더넨(Lindernen) 오두막에서 요리하는 모습 / 스위스관광청 제공

산장지기 부부는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재료로 풍성한 요리를 뚝딱 만들어 낸다. 그중 돼지풀은 즐겨 쓰는 재료 중 하난데, 큼직하고 향이 짙은 식물로, 채소 라자냐나 키쉬에 잘 쓴다.

수프에는 파슬리 대신 마스터워트(masterwort)라는 미나리과의 다년초를 쓴다. 분홍바늘꽃(willowherb)은 전통적인 리더너 플래터에 화려한 색채를 흩뿌리고, 민들레꽃은 시럽으로 변모해 홈메이드 판나코타를 달콤하게 만들어 준다.
   
린더넨 오두막은 슈비츠(Schwyz) 칸톤에 있는 리멘슈탈덴(Riemenstalden) 계곡에서 케이블카를 타거나 하이킹으로 찾아갈 수 있다.  

취리히 대학교 / 스위스관광청 제공

◇ 취리히의 세련된 가을, 디자인 투어.

취리히는 가을에 여행해야 제격이다. 트램에 오르내리며 미술관과 박물관을 둘러보고, 미술관 카페나 정원에 앉아 아름다운 단풍과 짙푸른 하늘 아래 여유 부리기 좋은 도시다.

취리히는 아트와 디자인 분야에서 특출난다. 취리히 디자인을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트램은 이들에게 편리한 여행 수단이 되어준다. 트램은 취리히 주변의 변두리까지 운행하며, 도시의 풍경을 이루는데, 그중 4번 트램은 디자인과 문화에 관련된 여러 명소를 연결해 주는 특별한 노선이다.
 
4번 트램을 타고 떠나는 취리히 디자인 투어는 중앙역에서 시작된다. 스위스 기차역의 아이콘과 같은 시계는 한스 힐피커(Hans Hilfiker)가 디자인한 것으로, 디자인 학도들에게는 절대적인 디자인 클래식으로 꼽힌다.

프라이탁 본사 / 스위스관광청 제공
 
이탈리아 비주얼 아티스트인 부리(Burri)가 1939년 스위스 국립 전을 위해 디자인한 란디(Landi) 벤치는 도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스위스 타이포그라피의 명성을 대표하는 폰트, 헬베티카(Helvetica)도 취리히 출신의 디자이너, 막스 미딩어(Max Miedinger)가 만든 것으로, 도시 어디서나 눈에 띈다.
  
이 밖에도 4번 트램은 디자인 & 문화 노선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프라이탁(Freitag) 플래그쉽 스토어를 비롯해 옛 조선소를 개조한 문화공간인 쉬프바우(Schiffbau), 옛 철교를 개조해 만든 쇼핑몰 임 비아둑트(Im Viadukt), 옛 양조장을 개조한 예술 공간 뢰벤브로이 아레알(Löwenbräu Areal), 그 안에 자리한 미술관 쿤스트할레(Kunsthalle), 취리히 국립 박물관, 취리히 시립 미술관,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 등을 한번에 이어준다.   

빈터투어에서 즐기는 박물관 투어 / 스위스관광청 제공
◇ 예술과 가을의 완벽한 조화, 빈터투어 

취리히에서 멀지 않은 도시인 빈터투어는 아트, 역사, 자연을 고루 갖춘 곳으로 매력적인 구시가지에는 정겨운 숍과 카페, 장터가 생기를 불어 넣는다.

특히 문화와 자연이 만나는 도시로, 취리히 시민들도 가을이면 미술관 나들이를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단풍 곱게 든 아름드리나무로 둘러싸인 박물관이나 공원에 앉아 호젓한 가을을 만끽하기 좋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빈터투어의 장터는 사람들의 만남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그림 같은 구시가지에 있는 슈타인베르크가쎄(Steinberggasse)에선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마다 장이 선다.

보통 5월부터 10월까지만 야외 장이 서기 때문에, 가을은 장터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역사 서린 가옥, 좁다란 골목, 매력적인 분수대가 장터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장에서는 근거리에서 생산된 유기농 채소와 천연 제품을 살 수 있다. 구시가지 전체가 차량 진입 금지 구역이라 더 호젓하게 장을 볼 수 있다.
 
빈터투어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현지인들

도시 속에 숨겨진 보석이 하나 있다. 바로, 오스카 라인하르트(Oskar Reinhart)의 저택이다. 빈터투어에는 가을 단풍 곱게 둘러싸인 박물관이 많다.

그중 손에 꼽히는 박물관이 바로, 오스카 라인하르트의 컬렉션이 전시된 저택, 암 뢰머홀츠(Am Römerholz)다. 빈터투어 상인 가문의 아들로 태어난 오스카 라인하르트(1885~1965)의 수준 높은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갤러리 안에서는 거장들의 그림에 둘러싸여 방문자들도 직접 그림을 그려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체험이 되어준다.

사실 빈터투어 주민들에게 더 인기인 것은 박물관 컬렉션보다 박물관 정원에 앉아 피크닉을 즐기는 것이다. 울긋불긋한 과수나무 아래에 블랭킷 하나 펴고, 컬렉션에 등장하는 작가마다 테마를 부여해 만든 간식거리로 꽉 채운 바구니가 섬세한 손길로 피크닉을 완성한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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