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미접종자 포기해선 안되는 이유…싱가포르·이스라엘에 답 있다

미접종자 예약률 바닥…백신 불신감, 무임 승차 심리 때문
"접종완료율 80%? 어쩌면 불가능한 목표일수도"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1-09-24 06:15 송고 | 2021-09-24 08:53 최종수정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 모습. 2021.9.1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 모습. 2021.9.1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아직 접종받지 못했거나 예약하지 않은 18세 이상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예약을 다시 받고 있다. 당국은 미접종자를 577만여명으로 추산했다.
5000만명이 넘는 총 인구, 4400만명이 넘는 18세 이상 인구 중 500만~600만명이 미접종자란 얘기인데, 국내 성인의 13%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접종률이라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해서는 정부 목표인 전국민 70~80% 2차 접종보다 더 높은 수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 청장년층 접종률 높다? 높지 않다?

젊은층이 많이 가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엠엘비파크, 수험생들이 많이 가는 수만휘, 대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등에서는 최근까지도 백신을 맞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이들은 "원래 거쳐야 할 검증 기간을 건너뛰고 긴급승인한 백신들이다. 이를 수억명에게 임상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백신에 대한 불신감을 표현했다. "부작용 확률이 엄청 낮은 걸 알지만 혹시라도 걸렸을 때의 질병청 대응이 너무 무책임해서"라는 글도 있었다.

"2차 맞고는 죽을 뻔했다. 부작용 확률이 낮다지만 본인에게 생기면 100%다" "부작용 때문에 며칠간 공부를 못하면 억울할 거 같아서 안 맞는다" "백신을 안맞는 것도 자유다. 소신껏 행동하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여성들이 많이 가는 온라인커뮤니티에도 평소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글들이 자주 올라왔다. 이들은 지병이 있거나 희귀난치성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혹은 1차에서 극심한 부작용을 겪었다는 이유로 백신을 거부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청장년층 예약률이나 접종률이 특별히 낮은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른 나라에 비해 어느 정도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것은 백신 신뢰성이 따라오지 못해서인데 어느 나라나 백신 불신 인구 비율이 이 정도는 된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대 감염내과 교수는 "초기에는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 맞으려고 노력하지만 어느 정도 접종률이 높아지면 동기부여가 떨어져서 일종의 무임승차자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남들이 다 맞으면 집단면역이 형성되어 나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젊은층은 '걸려도 감기 정도'라고 생각하고, 또 부작용 이슈들이 있어서 동력이 떨어지게 된다"면서 "미국이나 다른 나라도 이런 식으로 접종률은 포물선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젊은층의 백신 접종률도 높은 편이라고 평가한다. 방역 당국은 23일 "18~49세는 10월 2일까지 접종이 예정되어 있고, 현재까지 1차 접종률은 73.8%로 높은 수준"이라며 "남은 예약기간에 접종할 예약자들을 포함하면 84.4%가 접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하면 청장년층의 접종률은 다소 낮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일 기준 연령대별 인구 대비 접종률의 경우 1차 접종 기준 △60대 93.8% △70대와 50대 92.8% △80세 이상 83.0% 순으로 높았다. 50대 이상 연령층 전체를 보면 92.1%가, 18~49세 청장년층은 73.5%가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정부가 추산하는 18~49세 1차 최종 접종률이 84.4%이라 해도 90%가 넘는 다른 연령대에 비하면 낮다. 접종률이 높아져도 확진자 규모가 줄지 않으면 소아청소년층으로 접종 연령대가 확대되어야 할 수도 있다.

19일(현지시간) 런던 의회 광장에서 백신 접종 반대 시민들이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19일(현지시간) 런던 의회 광장에서 백신 접종 반대 시민들이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접종완료율 70~80%, 실제론 50%일 수도"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마지막까지도 접종하지 않는 미접종자가 전체적으로 10%는 될 것으로 보았다. 백 교수는 "60세 이상 고령층은 감염되면 특히 위험한 연령대인데도 안 맞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면서 "이들은 가짜뉴스들을 믿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문제는 정부가 목표로 삼는 70~80% 접종 완료율로는 코로나19를 잦아들게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접종 포기자들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김우주 교수는 "올해 초만 해도 2차 접종 70%라 해도 감염재생산지수가 잦아들거라 계산했지만 델타변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또 시간이 지나면 백신의 보호 효과도 감소해 돌파감염이 생겨난다. 10월말에 2차 접종 70%를 달성해도 초기에 맞은 이들은 이 시점에서는 항체수준이 떨어진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70% 접종이면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원래 전제도 엄밀히 말하면 접종이 아닌 중화항체가 70%에서 형성된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초기 접종자들의 20~30% 항체가 하락, 델타변이로 인한 방어효과 저하 이 모든 것을 합치면 10월말 2차 접종 70%를 달성해도 실제 백신 보호효과는 50%가 안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런 이유로 싱가포르나 이스라엘 등이 80% 접종이어도 10만명당 확진자가 매우 많은 것"이라면서 "시지프스의 신화 느낌이다. 한번에 바위를 목표한 곳에 올리는 것은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아무리 접종률을 높여도 한쪽에서는 접종률을 까먹는 요소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접종률 70%로는 부족하다. 80~90%는 되어야 한다. 일부 학자는 100%도 집단면역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최소한 65세 이상 만성병 환자와 의료진은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맞게 해야 한다. 일단 그러고 나서 '일반인들도 부스터샷을 맞추나' '소아청소년도 접종해야 하나' 등의 문제는 잘 분석하고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ngaunga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