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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핵잠수함 보유국 될 수 있나…"핵연료 조달 해결시 가능"

개발시 '스마트' 원자로 이용 전망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21-09-17 19:39 송고
3000톤급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해군 제공) © 뉴스1
3000톤급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해군 제공) © 뉴스1

미국과 영국 정부가 호주와 함께하는 새로운 안보동맹체 '오커스'(AUKUS)를 결성하면서 호주 측에 원자력추진잠수함 기술을 이전해주기로 하면서 우리 정부도 관련 동향에 촉각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미 정부는 그동안 '원자력잠수함엔 무기로 전용할 수 고농축 우라늄이 쓰인다'는 이유에서 관련 기술의 해외 이전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기 때문이다.

미국 측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단 '한 번의 예외'란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도 그간 물밑에서 잠수함에 원자력추진체계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 진행해왔기에 이번 건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17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현재 우리가 가진 기술력으로도 원자력잠수함을 충분히 건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군 당국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03년엔 원자력잠수함 도입·개발계획을 세운 적도 있었다.

흔히 핵잠수함이라고 불리는 원자력잠수함(SSN)은 원자로를 추진동력으로 삼는 잠수함을 뜻하는 말이다. 핵잠수함이라고 해서 반드시 핵무기를 탑재하는 건 아니란 얘기다. 지난달 부산에 입항했던 영국 해군 잠수함 '아트풀'도 핵잠수함이지만 핵무기는 탑재돼 있지 않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핵무기를 실은 핵잠수함은 전략핵잠수함(SSBN)이라고 부른다.

우리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뒤에도 원자력잠수함 관련 연구를 계속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2021.9.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2021.9.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런 가운데 군 안팎에선 현재 진행 중인 3000톤급 해군 잠수함(장보고-Ⅲ 배치(Batch·유형)-Ⅰ)과 3600톤급 잠수함(장보고-Ⅲ 배치-Ⅱ) 도입 사업에 이은 4000톤(장보고-Ⅲ 배치-Ⅲ) 사업에선 핵추진체계가 정식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1200톤급 장보고-Ⅰ부터 시작된 한국형잠수함 사업을 통해 잠수함 설계·건조에 필요한 기술이 계속 축적돼왔다"며 "핵잠수함 도입은 사실상 원자로와 핵연료 조달을 어떻게 할지 정도만 남았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핵잠수함 설계·건조에 나설 경우 원자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연구해온 한국형 원자로 '스마트'(SMART)가 기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 원자로는 1990년대 초 옛 소련 붕괴 과정에서 러시아로부터 사들인 잠수함용 원자로 설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핵물질의 군사적 이용을 금지한 한미원자력협정 때문에 우리나라는 원자력잠수함을 보유·운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원자력협정은 미국으로부터의 관련 기술 이전에 관한 것인 만큼 미국과 다른 방식, 혹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다면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제2차장도 작년 7월 언론인터뷰에서 "한미원자력협정과 핵추진잠수함은 완전히 별개로서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산 우라늄을 20%까지만 농축할 수 있고, 이렇게 농축한 미국산 우라늄은 무기에 쓸 수 없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미국의 원자력잠수함은 90% 이상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하지만, 저농축우라늄으로도 원자로를 돌리는 건 가능하다. 고농축우라늄일 때와 달리 교체주기가 필요할 뿐"이라며 "핵연료 조달 문제만 해결된다면 우리나라도 핵잠 보유국이 되는 게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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