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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우라늄 생산 끌어올리는 北…바이든 1년 앞두고 협상력↑

영변 시설 본격 재가동 관측…"공장 확장 완료시 25% 증산 전망"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21-09-17 16:56 송고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 일대 위성사진 (38노스 디지털 아틀라스 캡처) © 뉴스1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 일대 위성사진 (38노스 디지털 아틀라스 캡처) © 뉴스1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활동을 본격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부터 이곳의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시설인 5메가와트(㎿)급 원자로가 재가동에 들어간 정황이 포착된 데 이어 최근엔 우라늄 농축시설도 대폭 확충됐다는 분석이 제시된 것이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일과 이달 1·14일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시설 내 우라늄 농축공장 건물 주변에서 모종의 변화가 감지됐다.

센터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 사이 건물 바깥쪽 공터에 심어져 있던 나무가 사라지고 벽이 세워지는 등 건물 확장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찍혔다.

센터 측은 이 같은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 "공장 면적이 약 1000㎡ 늘어난다"며 이는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1000개가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을 촬영한 8월3일자 위성사진 (암스컨트롤웡크) © 뉴스1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을 촬영한 8월3일자 위성사진 (암스컨트롤웡크) © 뉴스1

센터는 이 공간에서 실제로 1000개의 원심분리기를 추가로 가동할 경우 이 공장의 고농축우라늄(HEU) 생산량이 기존보다 25%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센터의 이 같은 분석은 비록 '가정에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2013년에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공장 확장이 이뤄진 적이 있단 점에서 "간과할 일이 아니다"는 게 대북 관측통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16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들 또한 이 같은 영변 시설 내 움직임이 "무기급 우라늄 증산 계획의 신호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올 1월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열린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당시 "국방공업을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중핵적 구상과 중대한 전략적 과업들"로서 △핵기술 고도화와 △핵무기의 소형경량화·전술무기화 발전, 그리고 이를 통한 △전술핵무기 개발 및 △초대형 핵탄두 생산 지속 등을 제시했다.

이후 북한의 영변 시설에선 2월부터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 방사화학실험실(RCL)이 가동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이 관측됐다.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을 촬영한 9월1일자 위성사진 (암스컨트롤웡크) © 뉴스1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을 촬영한 9월1일자 위성사진 (암스컨트롤웡크) © 뉴스1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이날 "열핵무기와 그 보조수단엔 HEU가 아주 많이 필요하다"면서 "영변 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 증설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번 영변 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 확장공사가 이른바 '초대형 핵탄두' 등의 생산 준비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루이스 소장의 판단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달 11~12일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15일엔 열차형 이동식 발사대(TEL)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했다. 두 미사일 모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다.

북한은 이들 무기시험과 훈련에 대해 '도발'이 아니라 1월 당 대회 당시 수립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모습.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당 대회 때 제시했던 각종 무기체계 개발을 위한 시험이나 이를 빙자한 무력시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을 촬영한 9월14일자 위성사진 (암스컨트롤웡크) © 뉴스1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을 촬영한 9월14일자 위성사진 (암스컨트롤웡크) © 뉴스1

북한은 당 대회 당시 전술핵무기와 초대형 핵탄두 외에도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극초음속 미사일) △수중 및 지상 고체 발동기 대륙간 탄도 로켓(고체연료 엔진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군사정찰위성 △무인정찰기 등을 앞으로 추진해나갈 '과업'들로 제시했다.

동시에 북한은 미국 측로부터의 대화 제의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 "추후 비핵화 문제나 대북제재 완화를 다룰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신들의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즉각적 대응을 부를 수 있는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제외한 수단들을 총동원해 자신들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려 하고 있단 것이다.

아울러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1주년이 되는 내년 1월까지도 현재와 같은 수준의 행보를 이어간다면 "오히려 '조바심'을 내는 쪽은 북한이 아닌 미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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