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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 윤석열, '조국수홍' 홍준표…첫 토론회 후폭풍 '몸살'

원론적 정책질문에 주춤거리던 尹,'주특기' 수사 관련 속사포 대답
洪 '조국 과잉수사' 발언 파장…野 대선주자들 일제히 파상공세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2021-09-17 16:25 송고 | 2021-09-17 16:44 최종수정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홍준표, 윤석열 후보가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홍준표, 윤석열 후보가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 '빅2'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전날(16일) 첫 TV토론회에서 '탐색전'을 벌이고 재정비에 들어갔다.

생애 첫 TV토론회 데뷔전을 치른 윤 전 총장은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 중심 질문으로 차별화를 꾀했으나 다소 '맹탕'이란 지적을 받았고, 윤 전 총장에게 집중공세를 가한 홍 의원은 되레 "윤석열에 판을 깔아줬다"는 평가와 함께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이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야권 대권주자 여론조사 지지율 1, 2위인 '빅2' 모두 득보다 실이 많은 첫 토론회였다는 평가다.

당초 윤석열 캠프는 TV토론회에 자신감을 보여왔다.

"토론회가 시작하면 바닥을 보일 것"이라는 일부의 시각과 달리 이미 검찰총장 시절 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초강성'인 법사위원들을 여야 가리지 않고 상대해온 만큼 '말'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토론회 초반 '음', '그', '저'라며 주춤거리는 모습 후에야 발언에 들어갔고, 발언을 할 때에도 말이 늘어지는 경향을 자주 보이면서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했다.

특히 '윤석열의 시간'인 주도권 토론 때 정책 질문은 상대 후보의 취약점을 공격하는 날카로움 없는 무딘 모양새를 취했다.

윤 전 총장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게 "보육 국가 책임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시나"고, 안상수 전 의원에게는 "절벽에 떨어지기 일보 직전에서 좌절해 있는 자영업자를 위해 정부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비전을 듣고 싶다"고 원론적 질문을 던졌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질문도 사전에 준비했으나 현장에서 즉석으로 원 전 지사와 안 전 의원에게 질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네거티브 공방보다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정책 질문으로 전략을 짰다"면서도 "토론이란 건 상대가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수정하고 완급 조절은 본인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한 야당 대선주자 캠프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토론회를 피해온 이유만 명백해졌다"며 "하루 이틀 새 자신감이 붙어서 잘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고 혹평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선전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선전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토론회 초반 미숙한 모습을 보이던 윤 전 총장이 존재감을 드러낸 건 오히려 홍 의원의 공격에 대응하면서다.

특히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의 주특기인 검찰 수사 관련 질문을 던지자 윤 전 총장은 검사로서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에게 "윤 후보는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 서울중앙지검장 때 보수 궤멸에 앞장선 사람"이라고 사과를 요구하지 윤 전 총장은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했고, 법리에 기반해 처리했는데 이를 사과한다는 건 맞지 않다"고 맞받았다.

이어 홍 의원이 "얼마나 포악하게 수사했으면 5명이 극단 선택했나"고 하자 윤 전 총장은 "5명이 누군가. (제 수사로) 그렇게 많은 분이 극단적 선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고, "죽은 권력인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게 수사하나"고 하자 "형사사건은 사건과 수사에서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토론회 초반 자신을 무언가에 빗대 설명하는 '나는 네모다' 코너에서 "맞으면 맞을수록 단단해지는 강철"이란 윤 전 총장의 소개가 토론회에서도 먹힌 셈이다.

오히려 그동안 윤 전 총장을 집중견제해온 홍 의원은 본인의 과거 발언에 발목 잡히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하태경 의원이 문제 삼은 홍 의원의 "조국 수사는 과잉 수사" 발언으로 야권 대선주자들은 이날 일제히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유 의원은 "1가구 1범죄로 딱 잘라서 그 이상은 수사나 구속도 안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실언"이라고 평가했다.

원 전 지사 캠프 박기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누가 봐도 역선택을 받기 위한 '민주당 표 구걸'"이란 독설을 날렸고, 하 의원도 "국민에게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반문(문재인 대통령)만으로는 정권교체가 되지 않는다"며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또 다른 야당 대선주자 캠프 관계자는 "홍 의원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기 때문에 어제 토론회에서 가장 많이 잃은 사람은 홍 의원"이라며 "하 의원이 가장 눈에 띄어 본인 소개처럼 4강에 들 것으로 보인다"고 총평했다.

홍준표 캠프 관계자는 첫 토론회를 '몸풀기'라고 평가하며 "지금까지는 주로 공격수 역할을 했는데 이제 대선 재수생인 만큼 포용적 전략을 취했다"고 말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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