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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의 야구오디세이] 한현희·안우진 쓰겠다…팬이 우스운 키움과 홍원기 감독

시즌 내 복귀 없다고 밝혔지만 한 달 뒤 번복
내부 반대 의견에도 강행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1-09-17 15:23 송고 | 2021-09-17 16:03 최종수정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위기를 넘긴 키움 홍원기 감독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1.8.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원정 숙소를 이탈하고 호텔방에서 방역 수칙을 위반하며 술판을 벌여 '벌'을 받은 안우진과 한현희가 곧 돌아온다. 키움 히어로즈는 두 선수의 징계가 끝나는 대로 합류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예상치 못한 일이다. 적어도 올해에는 두 선수를 기용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던 홍원기 감독은 불과 한 달 만에 말을 바꿨다.

키움은 며칠 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이 내린 징계가 곧 끝날 한현희와 안우진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홍 감독은 한현희와 안우진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1승이라도 더 거두기 위해선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한현희와 안우진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것.

내부에선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현희와 안우진의 복귀 추진은 거센 후폭풍을 일으킬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한현희와 안우진은 지난 7월 수원 원정 기간 숙소를 무단이탈해 서울의 한 호텔에서 외부인과 장시간 술자리를 가져 물의를 일으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까지 위반한 이들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아직도 두 선수를 향한 야구팬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가뜩이나 키움은 한현희와 안우진에게 구단 자체 징계를 내리면서 솜방망이 처벌을 해 논란만 더 키웠다.

따라서 키움은 한현희와 안우진의 징계 해제 이후 이 문제를 잘 대처해야 했다. 야구팬들은 한현희와 안우진이 야구로 보답할 게 아니라 진심 어린 반성을 하는 등 자숙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에 지난달 한현희와 안우진을 시즌 내 절대 복귀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던 홍 감독에게 많은 지지를 보냈다.

야구팬들은 여러 악재 속에 선전하는 키움에 박수를 보냈다. 5위로 내려앉은 키움은 6위 SSG 랜더스와 1.5경기차, 6위 두산 베어스와 2경기차로 쫓기고 있다. 경쟁팀보다 잔여 경기가 적어 불리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4위 NC 다이노스와 차이기 없기 때문에 포기할 상황도 아니다. 설사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도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다. 홍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까지다.

그렇지만 홍 감독은 야구팬들을 기만했다. 성적에 쫓긴 그는 한현희와 안우진을 품에 안으면서 야구팬들을 버렸다. 구단도 홍 감독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물론 일부는 홍 감독의 주장에 찬성 의사를 보였다.

홍 감독은 16일 가진 인터뷰에서 "순위 싸움을 벌이는 시기에 선수들, 코치진, 프런트가 모두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현희와 안우진의 합류를 불허하는 것이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한현희보다 징계가 먼저 끝날 안우진은 이날 SSG와 연습경기에 나가 공을 던졌다. 추석 연휴 직후 곧바로 합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키움 구단은 지난 1월 홍 감독을 선임하면서 선수단 내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는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신을 버리고 결과에만 얽매인 홍 감독을 향한 야구팬들의 신뢰는 땅으로 떨어졌다.

홍 감독은 "송구스럽다"며 "꾸지람을 겸허히 받겠다. 감독으로서 언행에 더 주의하고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지만, 더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믿을 사람은 이제 없다.

나아가 홍 감독은 대단히 착각했다. 그는 나만을 위한 구단이 아니기에 이번과 같은 결정을 번복했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독단적인 선택이 됐다. 현재만 바라본 그는 구단의 미래 가치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야구팬들은 키움에 또 한 번 실망했다.

어쩌면 홍 감독은 쏟아질 비판이 잠시 지나갈 비 정도로 생각했을지 모른다. 며칠만 지나고, 아울러 좋은 성과를 내면 다 묻을 수 있다고 어리석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언행이 하나하나 다 기록에 남는다. 그리고 어리석게 그는 아주 잘못된 결단을 내렸다. 어떤 결말이 이어져도 누구도 '거짓말쟁이' 홍 감독의 결단을 호평하지 않을 것이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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