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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①이동걸 행장의 쓴소리…"사활 걸려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 이례적 공정위 비판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미뤄지면 피해 커진다" 우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1-09-23 06:40 송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뉴스1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뉴스1

"섭섭하고 유감스럽다, 조속히 승인 절차를 밟아주시길 부탁한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공개적으로 서운함을 토로했다. 국책은행의 수장이 직접 정부 기관에 유감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행장이 공정위 압박에 나선 것은 그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기업결합심사의 지연으로 통합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그는 "항공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부실기업이 도태할 때 생기는 파장 등을 놓고 (공정위가) 전향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는 지난 2월 터키 경쟁당국을 시작으로 5월에는 태국, 6월은 대만 경쟁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남은 곳은 국내 공정위를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베트남 등이다.

기업결합심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는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이 제3자 배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신주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기업결합승인이 선결조건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실은 대한항공 화물기가 착륙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실은 대한항공 화물기가 착륙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앞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3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합 시 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 회복한다고 가정할 때 추산 시너지 효과는 연간 3000억원에서 4000억원"이라며 "다만 통합 시까지 적지 않은 통합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통합 후 약 2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플러스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 후 통합까지는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기업결합심사가 모두 완료돼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부터 4년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항공산업 환경을 고려할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절차가 지연될 경우 피해도 커진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항공화물사업에 힘입어 버틸 체력이 있지만,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이다. 기업결합심사가 늦춰질수록 신주 인수대금 1조5000억원을 수혈받지 못해 막대한 이자비용 및 운영자금을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이 행장이 이례적으로 공정위를 압박하고 나선 이유다. 공정위가 하루빨리 승인절차를 밟고, 해외 경쟁당국도 설득하길 바라고 있다.

업계에서도 공정위가 한 박자 빠른 결단을 내려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기업결합심사 시 결합 대상 기업이 속한 해당 국가의 경쟁당국의 결정을 먼저 지켜보고, 다른 국가의 경쟁당국이 이에 상응하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경우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대한민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보고 난 후, 이에 상응하는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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