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 News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논란이 야권 대권주자 간 공방으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윤 전 총장 측이 당내 경쟁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캠프의 개입설을 제기하자 홍 의원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번 논란은 여야 간 신경전이 아닌 야권 내부 충돌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간 신경전은 지난달 11일 제보자 조성은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만남에 동석했다고 지목된 홍 의원 캠프의 이필형 조직1본부장이 해당 사실을 부인하면서 정점에 이르렀다.
홍 의원 측은 동석 의혹이 있는 인물에 이 본부장 이름을 최초로 거론한 게 윤 전 총장 캠프라고 보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지난 1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제보자 조씨와 박 원장, 성명불상 1인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특히 고발장에 성명불상 1인이 지난달 11일 조씨와 박 원장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회동에 동석했다며 '특정 선거캠프 소속'이라고 명시하면서 파장이 더욱 커졌다.이 본부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내 평생에 박지원, 조성은을 본적이 없다"며 "두 사람이 만난 것으로 알려진 8월11일 하루종일 여의도에 있었다. 다음날(8월12일) 제주도를 가기로 돼 있어 직원들과 제주도를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 본부장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더라도 '제3자 동석설' 자체를 확산시킨 것은 윤 전 총장 캠프라는 점에 정치권에선 큰 이견이 없다.
앞서 윤 전 총장 캠프 종합상황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제3자가 동석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휴대전화를 압수해 문자와 통화기록을 확인하고 호텔의 CCTV나 QR 기록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측의 이같은 행태에 불쾌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발 사주 사건에 마치 우리 측 캠프 인사가 관여된 듯 거짓 소문이나 퍼트린다"며 "잘못 배운 못된 정치 행태"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당당하게 정도로 나가라. 구태들 속에 있다고 같이 물들지 말라"며 "아무리 다급하다 해도 그런 작태는 5공시대나 통했던 음모 정치"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전날(14일) 한국기자협회 주최 토론회에서도 "(윤 전 총장 측이) 이제는 (나를) 걸고 넘어져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는 모양인데 터무니 없는 주장이고 그렇게 주장하면 자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향후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도 이번 논란을 둘러싼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고발 사주 의혹이 수사기관의 공식 발표가 아니면 사실관계가 명확해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양측 간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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