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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스트레스 해소·치료적 가치 있다"…단, 이런 징후만 조심하면

[100세건강]"아이쇼핑만으로도 성취감 느껴"
도박·알코올 중독처럼 통제 안되면 치료 필요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2021-09-14 05:10 송고 | 2021-09-14 09:04 최종수정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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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을 하면 우울했던 기분이나 스트레스가 풀리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는 것은 어느 정도 기분이 나아지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약간의 쇼핑이 주는 즐거움을 느껴봤을 것이다.
다만 적당한 선을 지킬 수 없다면 중독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4일 미국 클리브랜드클리닉의 스캇 배 임상심리학 박사는 "기존 연구에 따르면 적당한 쇼핑은 실제로 많은 심리적, 치료적인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구매를 하지 않고 구경만 하는 아이쇼핑도 도움이 된다.

배 박사는 "온라인으로 장바구니 품목을 추가하거나 좋아하는 상점을 몇시간 방문하는 것도 심리적, 감정적인 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쇼핑할 때 내리는 결정은 주변 환경에 대한 개인적인 통제력이 강화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는 슬프거나 우울한 감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4년 미국 소비자심리학 저널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구매 행위는 사람들에게 빠른 시간 내에 행복감을 줄 뿐 아니라 장기간 지속되는 슬픔과 싸울 수 있게 한다.

일반적으로 슬픔을 주는 상황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는 상황인 경우가 많고 또 이러한 상황이 본인의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쇼핑은 본인이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으로 개인의 통제력과 자율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 미시건대학교에서 진행했던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개인적으로 원하는 것을 구매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자신에 대한 통제감을 최대 40배까지 더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슬픈 상황에서 실제 상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검색만 한 사람들에 비해 3배 덜 슬픔을 느꼈다.

배 박사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 (쇼핑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 긍정적인 개인적인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쇼핑에 대한 기대감은 우리 두뇌가 기분을 좋게 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때 도파민은 실제로 구매가 이루어지거나 보상을 받을 때 방출되는 것이 아니라 구매하기 전에도 나오기 시작한다. 즉 아이쇼핑이나 온라인몰에서 검색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도파민이 나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다만 도파민 방출로 우리 두뇌는 기분 좋게 하는 것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더 커질 수 있다.

배 박사는 "쇼핑이 불안, 스트레스 또는 상실감을 덜어주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통제하기 어려울 때는 치료가 아닌 문제가 있는 강박적인 행동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쇼핑 중독은 강박적구매욕구(oniomania), 강박적구매장애(CBD), 구매-쇼핑장애(BSD) 또는 병적구매(pathological buying) 등으로 불리며 실제로 치료가 필요하다.

배 박사는 "강박적인 쇼핑을 사는 사람은 쇼핑 빈도가 매우 잦거나 어떤 품목을 구매하려는 강한 충동을 느낀다"며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무력하다거나 가치없는 사람으로 느끼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성 중독 및 도박 중독과 공통된 부분이 많고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에서 보이는 충동과도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쇼핑 중독도 징후가 있다. 만약 자신이 지출을 통제하기 힘들다고 느낀다면 주의해야 한다.

몇 가지 예시를 들면 △불필요한 물건을 사는데 집착하거나 구매를 참기 힘들거나 △사려는 물건이 필요한지 불필요한지 판단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쇼핑을 통제하지 못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고 △ 이로 인해 직장, 학교 또는 가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다면 쇼핑 중독일 가능성이 높다.

배 박사는 "흥분을 일으키는 행동이 행복감을 가져다 줄 수도 있지만 절제 여부에 따라 행복과 강박의 차이로 나타난다. 신용카드를 끊는 것보다는 적절한 치료법과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박적인 쇼핑이 계속된다면 운동이나 건강한 식생활 등 새롭고 긍정적인 행동으로 즐거움을 얻는 방향으로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놀랄 것"이라고 조언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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