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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의 끝판왕 나왔다"…국립극단, 매회차 관객 1명 위해 공연한다

장소특정형 융복합공연 '코오피와 최면약'…1930년대 경성 재현
24일부터 10월3일까지 서울역일대 30분 간격으로 관객 1명씩 체험공연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21-09-13 07:10 송고
장소특정형 융복합공연 '코오피와 최면약'© 뉴스1
장소특정형 융복합공연 '코오피와 최면약'© 뉴스1

국립극단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단 1명의 관객을 위해 선보이는 비대면 체험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극단은 장소특정형 융복합 공연 '코오피와 최면약'을 오는 24일부터 10월 3일까지 서울 중구 서울로7017부터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까지 이어지는 공간에서 공연한다.
관객은 서울로7017 안내소에서 관람안내를 받은 후, 본인의 핸드폰과 이어폰을 이용해 준비된 사운드를 들으며 국립극단 방향으로 걷는다.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 도착한 관객이 극장 안에서 펼쳐지는 가상 연극과 만나는 것으로 작품은 이어진다.

서울로7017 안내소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매표소에서 만나는 안내원 외에는 작품 전체가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배우의 등장이나 다른 관객의 동반 없이 오롯이 혼자 관람한다.
'코오피와 최면약'은 국립극단이 서계동 주변의 문화시설을 연계한 프로젝트를 서현석 작가에게 의뢰해 시작됐다.

서 작가는 서울로7017을 걸으며 '다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이 장소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라는 질문에서 작품을 출발했다.

그는 소설가 이상이 1936년 발표한 단편 소설 '날개'를 떠올렸다. 서 작가는 이 길을 걸었을 이상의 흔적을 쫓으며 그와 그의 작품을 바탕으로 1930년대를 재구성해 2021년의 현재와 중첩했다.

서울로7017의 시작점인 회현동에는 '날개' 속 주요 배경인 미쓰코시 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육중한 모습을 드러내는 서울역은 소설의 주인공 '나'가 커피를 마시러 들르는 '티룸'이 있는 경성역이었다.

서현석 작가는 "관객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무력감과 균열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굉장히 답답한 식민 사회에 살면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서양의 예술과 과학을 받아들이며 사유를 확장시켰던 소설가 이상처럼 갑갑한 일상의 틀을 뛰어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장소특정형 융복합공연 '코오피와 최면약'은 서울로7017 안내소에서 30분 단위로 한 명씩 체험 가능하며 사전 예약이 필요다.

평일에는 16명, 주말은 22명의 관객만 '코오피와 최면약'을 만날 수 있다. 매 회차 공연 2시간 전 기상청 예보 기준으로 시간당 5mm 이상 비가 내릴 시 해당 회차는 취소된다.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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