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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주인' 찾은 중형 조선사들…순풍 타고 다시 뛴다

올해 상반기 82만CGT 수주…전년 동기 대비 350.6% 증가
한진重·케이조선, M&A 마무리로 경영리스크 완화…수주활동 탄력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2021-09-10 06:00 송고 | 2021-09-10 08:35 최종수정
케이조선 진해조선소.(케이조선 제공) © 뉴스1
케이조선 진해조선소.(케이조선 제공) © 뉴스1

새 주인을 맞은 국내 중형 조선사들이 수주 '훈풍'을 타면서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중형조선산업 2021년도 상반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진중공업, 케이조선 등 중형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은 82만CGT(표준선환산톤수), 43척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0.6% 증가했다.

중형 조선사들의 상반기 수주액은 18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05.2% 증가했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물리탐사선 등 고가의 선종이 포함된 데다 신조선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중형사들의 수주액이 국내 신조선 수주액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도 3.4%에서 올 상반기 6.7%로 확대됐다.

수주가 늘면서 중형사들의 총 수주잔량도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19만CGT(62척)으로 전년 말보다 39.2% 증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전 세계 조선업계의 시황이 호전되고 있는 데다 중형사들이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수주 재개에 나선 만큼 경영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달 한진중공업 최대주주가 된 동부건설은 한진중공업 정상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진중공업은 그동안 방산과 관공선 중심 수주에 집중해왔으나, 강점을 갖고 있는 특수목적선 수주를 확대하고 상선 시장에 재진입해 매출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선 중형컨테이너선과 중소형 LNG선·LPG선,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원유운반선 등을 중심으로 상선 수주를 재개하고 향후 영업력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강해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8년 만에 채권단 관리를 졸업한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도 새 주인을 맞으면서 경영정상화 가도에 올라있다.

케이조선은 지난 7월 채권단 자율협약을 끝내면서 KDB산업은행 등 회생채권 금융기관 중심 주주진에서 KHI(47.5%), 케이선샤인홀딩스(유암코 SPC)(47.5%) 등 투자자(95%)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변동됐다.

이와 함께 사명도 STX조선해양에서 케이조선으로 변경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케이조선은 올해 수주 목표인 18척(옵션 포함시 24척)을 상반기에 조기 달성했다. 하반기 시황을 고려하면 수주 목표를 상향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 5월 동일철강에 인수된 대선조선도 올해 4억8000만달러, 18척을 수주하면서 지난해 총 수주액인 2억6000만달러(6척)을 훌쩍 넘겼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9일 경상남도 거제시 삼성중공업에서 열린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에서 조선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협약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9.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9일 경상남도 거제시 삼성중공업에서 열린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에서 조선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협약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9.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정부도 중형사들의 재도약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K-조선 비전 및 상생협력 선포식'에서 "올해 4월 구조 조정을 완료한 대선조선은 5개월 만에 수주 실적이 850% 증가했고, 세계 순위도 58위에서 45위로 껑충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중공업의 구조 조정이 마무리되고, 중형 조선사 대부분이 민간 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한층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영업활동이 기대된다"며 "중소형 조선사와 기자재업계가 취약한 분야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겠다. 설계·엔지니어링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일감 확보를 돕겠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종서 책임연구원은 "사상 최고치의 컨테이너선 운임 영향으로 인한 투자 증가와 해상환경 규제에 대한 점진적 대응의 영향으로 중형선박 시장 역시 신조선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이런 시점에서 주요 중형 조선소들의 인수합병 성공으로 경영리스크가 완화되고 수주 활동에 탄력을 받고 있어 향후 국내 중형조선산업의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선박 건조비용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중형사들이 실적이 개선되는 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포스코와 조선 '빅3'는 하반기 후판 가격을 톤당 110만원대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80만원대였던 상반기보다 30만원 안팎으로 대폭 오른 것이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후판가격 인상분을 2분기 실적에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하면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형사들은 대형 조선사들에 비해 가격 협상력이 약한 만큼 단기적 영업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실적개선을 위해 단기적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 책임연구원은 "현재 신조선 가격이 상승 추세이고 이들 수주물량들이 2022년 말부터 2023년에 걸쳐 대량 인도될 예정이며 폭등한 철강재 가격도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2023년쯤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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