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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죽어서도 버림받았다"…공군 女중사 부실수사 기소 0명

'軍수사심의위, 부실수사 책임자 면죄부' 비판 나와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2021-09-08 16:56 송고 | 2021-09-08 16:58 최종수정
국방부 검찰단 등 합동수사단이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 모 중사 분향소의 모습. 2021.7.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우리 아이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버림받았다." 공군 고(故) 이모 중사의 모친이 법정에서 판사에게 울부짖었던 목소리가 아직 생생하다.

그는 7일 오후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의 가해자 장모 중사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절규했다. 이 중사의 유족이 법정에 선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딸과의 추억이 있는 집에는 차마 가지 못하고 동생 집에 머물고 있다는 그는 현재 모 대형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불안감과 초조함, 우울증과 함께 때론 환청도 들린다고 한다.

용기를 내어 법정에 선 이 중사의 모친이 바라는 것은 피의자 장 중사와 '2차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등이 정당한 법적 처벌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부실수사는 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는 상황이 전개돼 이 중사 모친의 절규가 더욱 안타깝다는 평가다.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6일 열린 제9차 회의에서 부실수사 의혹 관련 '몸통'으로 지목됐던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준장)과 공군 법무실 고등검찰부장(중령), 초동수사를 담당해온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검사(중위)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냈다.

대신 비위사실 통보를 통한 징계 권고 의견을 냈다. 하지만 파면·해임·강등·정직과 같은 중징계 가능성은 낮다는 게 군 안팎의 평가다.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이모 중사의 모친이 28일 오전 경기 성남의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이 중사의 유족 측은 “국방부 수사에 한계를 느낀다”며 국회 차원의 조사를 강력히 요청했다. 이 중사 부친은 문재인 대통령이 ‘엄정 수사’를 지시한 점을 언급하며 “저와 아내는 그런 대통령님의 말씀을 믿고 신뢰하면서 국방부의 수사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절박한 한계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2021.6.2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아울러 심의위의 결정에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심의위 운영지침은 군검찰이 심의 의견을 존중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부 검찰단에서는 전 실장 등 3명 모두를 기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11일 출범한 후 심의위는 이번 9차 회의를 끝으로 지난 88일 간의 활동을 모두 종료했다. 심의위는 활동 기간 동안 17명의 기소 여부를 심의해 성추행 가해자 등 9명은 기소를, 나머지 전 실장 등 8명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을 냈다.

현재 재판에 넘겨진 13명 중 이 중사 관련 수사 관계자는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특히 국방부는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창군 이래 처음으로 특임군검사(고민숙 해군본부 검찰단장·대령(진))를 투입했지만 그 의미도 퇴색해 버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달 중 검찰단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가 있을 예정인 가운데 유족 측은 일단 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서욱 국방부장관.© News1 이동해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작년 9월 취임 이후 군 관련 사안을 두고 대국민사과 입장을 밝힌 것이 7번이나 된다.

이 중사 사건과 관련해서는 3번, 또한 '헤엄 귀순 경계 실패' '부실급식 논란' '청해부대 집단감염' '해군 여중사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 등을 두고서다.

이중 서 장관은 이 중사의 사망 사건이 있은 지 18일 만인 지난 6월9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회유·은폐 정황과 2차 가해를 포함해 전 분야에 걸쳐 철저하게 낱낱이 수사해 엄정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부실수사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상황 전개 속, 국민들이 그의 거듭된 사과를 어떻게 볼지 의문 부호가 붙는다는 지적이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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