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인터넷에 '재일교포' 검색만이라도"…'동포사회' 관심 호소한 안창림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안창림 인터뷰
"재일교포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으면"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2021-09-04 10:00 송고
대한민국 유도 안창림(왼쪽 세번째)이 26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73kg 유도 남자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1.7.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한민국 유도 안창림(왼쪽 세번째)이 26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73kg 유도 남자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1.7.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특히 한국에서는 재일교포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일본인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어요."

올해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유도 국가대표 안창림 선수는 4일 서면으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동포 사회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면서다. 재일교포 3세인 그는 대학 시절 유도 코치로부터 받은 일본 귀화 제의를 거절하고 결국 한국 국가대표가 됐다. 일본에서 자랐음에도 일본식 이름을 쓰지 않고, 방송에서 "(귀화는) 진짜 아닌 것 같았다"라고 말하는 등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지니고 살아온 태도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안창림은 일본 귀화 거절이 미덕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자신은 가족이 목숨 걸고 지켜온 국적을 버리기 싫었을 뿐, 다른 재일교포들이 일본으로 귀화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것이다.

안창림은 또 모든 재일교포한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과거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본 조선학교에 대한 관심을 요청하기도 했던 그는 "조선학교뿐만 아니라 재일 국제학교 등 재일교포 학생들의 모든 면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유도 선수, 메달리스트로서의 안창림보다는 우리 주변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안창림을 묻기 위해 진행했다. 그는 재일교포 출신으로서의 자신을 구체적이고 호소력 있게 설명하진 않았지만 "사람들이 인터넷에 '재일교포'라고 검색만이라도 해보고, 그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이라도 높아지면 좋겠다"라는 짧고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다음은 안창림 선수와의 문답.

대한민국 유도 안창림이 지난 7월26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73kg 유도 남자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제르바이잔 오르조프 상대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1.7.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한민국 유도 안창림이 지난 7월26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73kg 유도 남자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제르바이잔 오르조프 상대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1.7.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한국에서는 아직도 조선학교라고 하면 '북한 학교'라는 선입견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조선학교는 어떤 곳인지, 본인의 가족사와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를 한다면.
▶일본에서 해방된 후 일본에 남아 있던 재일 조선인들이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 세웠던 학교다. 나는 교토에 있는 조선초등학교 출신이고 외할아버지가 조선대학교에서 학장을 하셨다.

-한국에서의 삶이 궁금하다. 타국에서 한국인으로서 사는 것과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사는 것에는 차이가 있었나.
▶차이는 별로 없었다. 두 나라에서 이국인으로 보는 사람이 없지는 않았다. 특히 한국에서는 재일교포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일본인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다.

-한국에서의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있다면.
▶문화의 적응이다. 선후배 사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한테 대하는 문화에 적응이 안됐다.

-일본의 귀화 제안을 거절했다. 거절의 결정적 이유는 무엇이었나. 귀화 제안을 고민하며 조언을 구한 사람은 있었나.
▶많은 인터뷰에서 말했다시피 가족이 목숨을 걸고 지켜온 국적을 버리기 싫어서다. 조언을 구한 분은 없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 선수에게 져 금메달을 놓쳤지만 올해는 일본에서 열린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며 많은 주목과 축하를 받았다. 이러한 사실이 본인에게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의미가 있나.
▶없다. 지금은 그냥 내가 못해서 졌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특별한 감정은 없다.

-선택은 개인의 문제인데 '일본 귀화를 거부한 선수'라는 점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만일 반대의 선택을 했다면 비난이 있었을 수도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재일교포들이 일본에 귀화하는 것은 이해한다. 다만 나는 안하는 것 뿐이다.

-많은 한국 사람들은 동포 사회에서 '총련'과 '민단'이라는 개념 외에 남과 북이 어떻게 나뉘어 살아가고 있는지 잘 모른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나는 총련 민단을 떠나서 모든 재일교포한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면 행복하다. 북과 남이 생활을 모르는 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나는 최선을 다해서 재일교포를 돕고 싶은 것뿐이다.

-조선학교에 관심을 요청했던 글이 주목을 받았다. 앞으로 조선학교 지원을 위한 본인 나름의 계획이 있다면. 올림픽 메달을 딴 후 조선학교 선후배들의 응원과 격려가 있었나.
▶조선학교뿐만 아니라 재일 국제학교 등 재일교포 학생들의 모든 면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 친구들이 축하해줬다.

-"재일교포를 알리는 것이 사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 정부, 국민들에 대해 요청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꼭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무엇일까.
▶재일교포에 대한 역사, 그리고 그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더 높아지길 바란다. 포털사이트에 재일교포라고 검색해보는 것만이라도 좋다.

-이번 인터뷰는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보다 안창림이라는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어 요청했다.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응원해 준 모든 분들한테 정말 감사드린다. 리우전에는 못 느꼈던 감정이다. 리우올림픽전에는 메달을 따도 '내가 열심히 했는데 내가 잘한 거지' 이렇게 생각했었을 거다. 도움을 준 많은 재일교포분들, 팬분들 그리고 KH필룩스 배상윤 회장님, 임직원분들, 유도단 지도자 선생님들한테 감사드리고 싶고 그 외에도 후원자인 오케이저축은행 최윤 회장님한테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sy@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