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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된 'MZ세대', 죽어가던 '아동복' 시장 판도 바꿨다

패션업계 '큰손' MZ세대, 아이 옷에 아낌없이 투자
'골드 키즈' 등장에 너도나도 아동복 강화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2021-09-02 06:48 송고 | 2021-09-02 07:57 최종수정
빈폴키즈 21FW 스트라이프 티셔츠.© 뉴스1

#5살 아이를 키우는 황태현(33·경기도 성남시)씨는 최근 '패밀리룩'에 푹 빠졌다. 가족과 캠핑을 즐기면서 같은 옷을 입고 인증샷을 찍는 데 재미가 붙어서다. 황씨는 "캠핑 감성도 낼 수 있고 가족들과 추억을 남길 수 있다보니 패밀리룩을 즐겨입게 된다"고 말했다.

출산율 저하로 '아동복'이 계륵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가고 있다. 부모 가 된 MZ세대가 아동복 시장 '큰 손'이 되면서 아동복 시장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나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MZ세대는 자녀를 위해서도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가의 아동복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과거 아동복이 시장을 주도하던 중저가 브랜드는 자취를 감춘 반면 고가 브랜드들이 주류가 되고 있다. 여기에 '골프 키즈'를 향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모와 삼촌들의 선물이 더해지면서 당분간 고가 아동복 전성시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합계 출산율 '0.84명'인데…키즈 패션 好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부문 '빈폴키즈'의 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성장했다. 가을 신상품 반응이 특히 좋은 데다가 날이 선선해지면서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유아동 큐레이션 플랫폼 '키디키디'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0% 급증했다. 특히 키디키디 입점 브랜드인 '로토토베베'의 매출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월 매출 '1억'을 달성했다.

우리나라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84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하락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하기 힘든 판매량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아동복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유로 'MZ세대'를 꼽는다. 이들은 자신의 개성을 뽐내고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세대다. 최근 명품·골프웨어 등 고가품의 '보복 소비'를 주도하며 패션업계 '큰 손'으로 떠올랐다.

패션업계 소비 주축인 이들이 '부모' 세대가 되면서 자녀에게도 고가 아동복을 입히고 있다. 패밀리룩 수요가 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는 부모와 자녀와 함께 입을 수 있는 미니미룩을 찾아 나서고 있다.

패밀리룩으로 재미를 본 대표 기업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키즈'를 전개하는 네이쳐홀딩스다. 점퍼나 티셔츠 등 성인 제품의 이른바 '미니미 버전'을 내놓으며 가족 단위의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올 상반기 키즈 부문 매출은 연초 사업목표 대비 124%를 기록했다.

자녀 수는 줄었지만 한 아이에게 지원을 몰아주는 '골드 키즈' 현상도 아동복 소비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형제·자매의 옷을 물려 입는 것이 당연할 일로 여겨졌지만 소수의 자녀에게 의류·교육 등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명품 키즈 브랜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최근 개점한 대전 신세계에도 대전 지역 단독으로 몽클레르앙팡이 입점했으며 버버리칠드런·랄프로렌칠드런이 문을 열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명품 키즈 편집샵 '퀴이퀴이'에서는 19개 명품 브랜드의 키즈 제품들을 판매한다.

최근 자녀를 출산한 조모(34)씨는 "첫 아이 출산 후 자녀 계획이 없다보니 아이에게 좀더 비싸고 질 좋은 옷이나 용품 또는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려고 노력한다"며 "또 양가 가족부터 친인척까지 아이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 키즈' 잡아라…너도 나도 아동복 공략

이처럼 고가 아동복 시장이 열리면서 패션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최대 쇼핑 플랫폼 '무신사'는 유아동복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무신사의 최대 소비 주체가 2030세대인 만큼 아동복의 실 구매자인 현재 또는 미래 부모 세대인 MZ세대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무신사는 '무신사 키즈', '무신사 차일드' 등 키즈 패션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그간 성장 가능성 있는 상품군을 확장해온 만큼 아동복 상품군 역시 강화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골프웨어 붐이 불기 시작하면서 무신사 '골프' 탭을 신설한 바 있다. 최근에는 4050 시니어 여성을 타깃으로 한 패션 플랫폼을 론칭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무신사 관계자는 "상표권 출원도 사실이고 아동복 시장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인력 채용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사업 방향성 관련해선 구체화된게 없다"고 말했다.

무신사만이 아니다. 아동복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점친 새로운 키즈 패션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3월 온라인 전용 아동복 브랜드 '보보트리'를 선보이고 신학기 '등원룩'을 내놨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이 전개하는 컨템포러리 키즈 패션 브랜드 '리틀클로젯'은 올 FW 시즌 아이덴티티(BI)와 콘셉트와 패키지를 변경하는 리뉴얼을 단행했다. 의류만이 아니라 액세서리·반려동물 상품 등까지 상품 범위 확장에 나선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금지로 인한 키즈 패션이 주춤했지만 올 초에는 등원이 이뤄지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저출산 기조로 오히려 한 자녀에게 쏟는 금액이 많아지면서 키즈 패션 브랜드의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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