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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중인데…" 사진 몇장에 또 불붙은 '여경 무용론'

음주 난동 현장서 여경 수수방관?…인터넷서 '논란 폭발'
현직 경찰관 아닌 교육생…"성별 무관 적극 투입 어려워"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2021-08-31 14:39 송고 | 2021-08-31 15:51 최종수정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오늘자 K여경' 게시글.인터넷 갈무리.2021.8.31/© 뉴스1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오늘자 K여경' 게시글.인터넷 갈무리.2021.8.31/© 뉴스1

음주 난동 현장에서 경찰 제복을 입은 여성이 주취자 제압에 힘을 보태지 않고 방관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와 '여경 무용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알려진 내용과는 달리 사진에 찍힌 여성은 정식 경찰관이 아닌 교육생 신분으로 증거수집 지시를 받고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0일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는 '오늘자 K여경'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충북 청주에서 벌어진 음주 난동 현장 사진이 첨부됐다.

사진은 모두 7장으로 남성 경찰관이 주취자를 제압하는 현장 멀찌감치 여경이 서서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에 나타난 여경은 주취자 제압이 마무리된 뒤에도 뒤따라가기만 하는 모습이었다.

글 게시자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짝다리 짚고 핸드폰하며 무빙 중"이라고 짧은 평을 남겼다.

사진 촬영 경위를 비롯한 정확한 정보는 없었다.

글은 게시 하루 만에 조회 수만 10만여건, 추천 수는 1500여건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오고 있다. 여경을 비판하는 댓글도 줄을 잇고 있다.

한 회원은 '진짜 존재 이유가 뭔가. 그리고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하는 일이 뭐가 있나'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회원은 '여경을 채용하지 말고 경찰을 채용하라'고 비꼬았다.

뉴스1이 확인한 결과 게시글에서 언급된 음주자 난동 사건은 지난 8일 오전 2시30분 청주 상당구 용암동 한 요가학원 앞에서 일어났다. 보름도 더 지난 시점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논란을 낳은 셈이다.

앞서 이날 경찰에는 '술에 취한 사람이 자고 있다', '어떤 아저씨가 길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 2건이 잇따라 들어왔다.

단순 주취자 처리 건이다. 경찰은 현직 경관 1명과 중앙경찰학교 소속 교육생 1명으로 팀을 꾸려 현장에 보냈다.

문제는 현장 도착 직후부터 시작됐다. 경찰관이 다가서서 주취자를 깨우자 욕설이 날아들었다.

완강한 저항도 이어졌다. 주취자는 출동 경찰관 가슴을 밀치거나 때렸다.

제지하던 경관은 한 차례 경고한 뒤 함께 출동한 실습생에게 채증을 지시했다. 혹시 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인력 증원 요청도 이뤄졌다. 결국 주취자는 경찰관 몇 명이 더 출동해 제지한 뒤에야 난동을 멈췄다.

채증은 주취자가 순찰차에 오르기 전까지 계속됐다.

사진에 찍힌 경찰학교 소속 여성 교육생은 16주 일정으로 실습을 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성별을 떠나 교육생 신분이었던 터라 적극적인 현장 업무에 투입하기 어려웠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게다가 당시 교육생은 피의자 제압이나 신체를 보호할 장구류조차 지급받지 못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초기 단순 주취자 처리 건이어서 교육생을 포함한 1개팀만 현장 출동을 보냈다. 하지만 이후 주취자가 완강히 저항하면서 채증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생에게 채증을 지시한 것"이라며 "알려진 대로 현직 여경이 사건 현장에서 수수방관하고 있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여경 무용론은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사건·사고 현장에서는 일부 여경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이 있기도 했다.

현재 경찰은 논란을 불식시키려 남녀 통합 체력 시험안을 비롯한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다.


rea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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