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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정할까' 고심 깊어지는 서방…중·러·터키는 환영

EU "탈레반과 대화할 것…기본권 존중이 조건"
美 "여성인권 존중·테러집단과 교류 단절에 달려"

(서울=뉴스1) 김세원 기자 | 2021-08-18 10:50 송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정파 탈레반의 합법정부 인정 여부를 놓고 서방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에서는 탈레반을 쉽게 합법 정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는 반면 중국과 러시아, 터키는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는 탈레반을 향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탈레반을 두고 "정당하게 선출된 민주 정부를 무력으로 장악하고, 대체한 공인된 테러 단체"라고 비난했다.

유럽연합(EU)은 우선 탈레반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호세프 보렐 EU 집행위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탈레반이 전쟁에서 이겼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아프간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여성과 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아프간인의 기본권 보장, 평화롭고 포괄적인 분쟁해결 의지, 국제적 의무사항 준수, 테러단체의 아프간 영토 사용 방지 등의 이행이 대화를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의 경우 자국민의 안전한 대피를 보장받기 위해 탈레반과 소통한 상태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향후 아프간 정부와의 장기적인 관계는 탈레반이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고, 알카에다 등 테러집단과 교류를 단절하는 데 달렸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탈레반이 전 세계에 그들이 누구이며, 어떻게 나아가려 하는지 보여주는 것은 결국 그들에게 달렸다"며 "과거 행적이 좋지 못했지만 현시점에서 (탈레반 정부 인정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자비훌라 마주히드 탈레반 대변인의 아프간 장악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한 탈레반 병사가 깃발을 걸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포토공용 기자

영국은 탈레반의 인권유린 수준을 고려할 때 상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이제 그들이 권력을 쥐고 있다. 우리는 현실에 대처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라브 장관은 "우리는 (탈레반) 정권이 온건해질 여지가 있는지 시험하고 싶다"면서도 탈레반이 일각의 기대에 부응해 포용적인 정부를 꾸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서방국이 탈레반을 압박할 지렛대로 활용할 카드가 많지 않지만 여전히 경제 제재와 인도주의적 지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사 커티스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 연구원은 "아프간 국민을 최우선시 해야 한다. 아프간 국민이 굶주리지 않고, 생존하는 것을 최우선시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인도주의적 위기를 감당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는 선에서 탈레반을 다뤄야 한다. 하지만 외교적인 인정은 공짜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 2인자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반면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탈레반을 환영하는 모양새다. 터키 역시 탈레반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환영하며,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방국가 대사관이 카불에서 인력을 대피시키는 등 철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대사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말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회동에 나서는 등 탈레반의 재집권에 대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역시 "탈레반이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우리는 현재 그들에게서 긍정적인 신호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탈레반의 합법 정부 인정과 관련해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aewkim9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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