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경계 없는 추다혜, 뮤지컬 '금악' 무대에…"내 스타일로 불러볼게요"

[인터뷰] 창작뮤지컬 '금악'에서 '갈' 역할 맡아
국악에서 출발…장르 넘나드는 아티스트로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21-08-08 07:00 송고
추다혜(소수민족컴퍼니)© 뉴스1

수식어 하나로는 설명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민요를 전공한 소리꾼에서 민요와 록을 결합한 밴드 씽씽의 보컬로 활동하다 지난해에는 굿판에서 부르는 무가(巫歌)를 변주한 음악을 내놓으며 국악계와 대중음악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밴드 추다혜차지스의 리더이자 보컬 추다혜(36)가 이번에는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오는 18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뮤지컬 '금악' 개막을 앞두고 연습 중인 그를 최근 경기도 경기국악원에서 만났다. 그는 "원일 예술감독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외워야 할 것도 많고 어렵다"며 웃었다.

'금악'은 조선 순조 재위 말기 효명세자(이영)가 대리청정을 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금지된 악보인 '금악'을 둘러싼 이영(조풍래·황건하 분)과 김조순(한범희 분)의 권력 다툼을 그린 사극 뮤지컬이다. 천재 악공 성율(유주혜·고은영 분)은 '금악'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갈'(추다혜·윤진웅 분)을 만나고 기묘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추다혜가 맡은 '갈'은 '욕망을 먹고 자라는' 존재다. 금악에 갇혀있다가 율의 증오심으로 깨어난 '율의 내면이자 욕망의 실체'이며, 그가 욕망한 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다. 사람도 귀신도 아닌 것이, 표현하기가 녹록지 않다.

그는 "쉽게 생각하면 알라딘의 지니 같은 느낌인데, 보다 더 변화무쌍하다"며 "여러 종류의 신들의 단면을 캐릭터로 만들듯 풀고 있다. 샤먼의 느낌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뮤지컬 '금악'에서 '갈' 역할을 맡은 추다혜(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뉴스1

어렵지 않냐고 묻자, "어려운 건 연기가 아니라 노래였다"고 말했다. 전통음악에 여러 장르 음악을 융합해 풀어낸 넘버가 예상보다 '뮤지컬적'이어서, 뮤지컬 배우들의 목소리와 어우러지지 못하고 "튈까 봐 걱정"했다.

"뮤지컬 배우의 발성을 따라 하는 건 좀 웃기잖아요. 그럴 거면 뮤지컬 배우가 부르는 게 더 좋죠. 저는 전통음악 하는 사람이니까 내 스타일로 어떻게 부를지 접점을 찾고 있어요. 즉흥적으로 내 소리를 내는 구간에서는 제 스타일이 나올 거예요."

추다혜는 전체 넘버 28곡 중 솔로곡 1곡과 율과 함께 하는 듀엣곡 5곡을 포함해 14곡을 부른다. 금악에서 깨어나 등장하며 부르는 넘버 '갈'이 킬링파트다. 그는 "록커처럼 포효하듯 노래하는데 상당히 강한 임팩트가 있다"고 소개했다.

밴드 추다혜차지스 공연 모습(소수민족컴퍼니) © 뉴스1
밴드 추다혜차지스 공연 모습(소수민족컴퍼니) © 뉴스1

민요와 연기를 전공한 추다혜는 연희극이나 음악극에 출연한 적 있지만 주로 국악에 기반을 둔 밴드 보컬로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무가를 중심으로 다른 장르를 결합한 추다혜차지스 1집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의 곡이 국악계가 아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부문을 수상하며 장르의 경계를 오가고 있다.

그런 그에게 이번 뮤지컬은 어떤 의미일까. 추다혜는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고 대형 뮤지컬 무대라는 점에서 데뷔이기도 하고, 일탈이기도 하다"고 했다. 보다 중요한 것은 흥미 있는 것을 계속 찾고 시도하는 데 있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작품이 있으면 또 할 거예요. 저는 이렇게 경계 없이 왔다 갔다 하는 작업이 좋아요."

오는 12월 남산국악당에서 예정된 공연에서는 뮤지컬 배우도, 밴드 보컬도 아닌 또 다른 추다혜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통 음악 기반이지만 일반적인 보컬처럼 노래하진 않는다고 한다.

"난해한 예술세계를 표방하는 건 아니에요. 누가 방구석에서 혼자만 즐기는 음악을 하고 싶겠어요. 알려지더라도 제 음악으로 알려지면 좋겠어요. 지금은 무대 위에서 즐거운 게 더 중요해요. 재미있는 것, 새로운 것을 찾으면서 아티스트로서 저의 레퍼토리를 일궈가는 거죠."

'금악'은 오는 18∼29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yeh25@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