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美 총기난사 사건 유족, 범인 사용 탄창 제조 한국업체 고소

"민간인에 불필요한 100발짜리 탄창 판매해 책임 있다"는 취지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21-08-03 15:00 송고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 총기 난사 사고 현장에 2019년 8월 7일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 총기 난사 사고 현장에 2019년 8월 7일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튼에서 2019년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유족들이 사건 당시 범인이 사용했던 '100발 연사 가능한' 탄창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3일 ABC 뉴스 등이 보도했다.
피고 업체는 한국 경창산업의 자회사 개념 미국 지사(Kyung Chang Industry USA)로, 업체가 위치한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제8 지방법원이 사건을 관할하게 됐다.

유족 측은 소장에서 "2019년 8월 4일 바와 식당이 즐비한 데이턴 오리건 구역에서 24세 청년 코너 베츠에 의해 불과 32초 만에 9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한 사건을 가능케 한 대용량 탄창을 경창산업이 계속 제조하고 있는 것은 '방만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족 측 벤 쿠퍼 변호사는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데이턴 총격범이 그렇게 큰 용량의 탄창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그토록 큰 피해를 입히진 못했을 것"이라면서 "100발짜리 탄창은 군대나 총기 난사 사건에나 쓰이는 것이지 민간인에겐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창산업 USA 대변인은 관련 논평 요청에 즉답을 피했다고 ABC는 전했다.

쿠퍼 변호사에 따르면 2012년 7월 20일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영화관 총기 난사 사건부터 2012년 12월 14일 어린이 20명, 성인 6명 사망을 야기한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총격 사건, 2017년 10월 1일 라스베가스 뮤직 페스티벌에서 60명의 사망자를 낳은 91번 국도 총기 난사 사건 등 최근 발생한 대규모 총격사건의 약 60%에 대용량 탄창이 사용됐다.
공동 변호를 맡은 '총기폭력 예방을 위한 브랜디 센터'의 수석 변호사 조나단 E. 로위는 "대량 살상 도구를 공급하는 기업들이 사업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그들은 계속해서 전쟁무기를 공급할 것이며, 이로 인해 더 많은 장소가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족 측은 경창산업USA가 공공연히 대중에게 살상 도구를 공급하고 판매해 결과적으로 총격범이 대용량 탄창을 더 쉽게 얻을 수 있었다는 취지다.

데이턴 사건 총격범 베츠는 친구 이단 콜리가 구입한 총기와 방탄복을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수사에서 밝혀졌다. 베츠는 사건 당시 현장에서 경찰과 대치 중 사살됐으며, 콜리는 이듬해 2월 연방 화기 관련 문서 양식 위조와 총기 소지, 불법 약물 복용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한편 이번 소송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증가하는 총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연방 정부 차원의 대응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 강화와 온라인 판매 금지, 고성능 총기 판매 금지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로위 변호사에 따르면 미국 내 총기 폭력에서 대용량 탄창이 끼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 소송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abi@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