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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선 복구한 北, 우리 측 '인도적 지원' 수용할까?

전문가 "8월 한미훈련 이후에나 반응 보일 수도"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2021-07-31 14:45 송고 | 2021-07-31 14:56 최종수정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정부가 10개월 만에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협력 물자 반출 신청을 승인했다. 최근 남북한 당국 간 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교류를 본격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30일 대북 지원 민간단체가 신청한 인도협력 물자 반출 2건을 승인했다. 작년 9월 서해상에서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사건 이후 처음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도 인도주의 (대북) 협력에 관련한 사항은 요건을 충족시키는 경우 지속적으로 승인해 나갈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 정부 안팎에선 북한이 우리 측 단체들의 지원 물자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전파 우려를 이유로 국경을 걸어 잠그는 바람에 내부에선 일부 생활필수품의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외부로부터의 지원 물자 반입을 승인한다면 "코로나19 방역 측면에서 나름 자신감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북한이 지난 27일 남북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구했을 때도 전문가들로부턴 "코로나19 방역 상황 혹은 식량난에 따른 우리 측의 인도적 지원을 기대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었다.

북한은 여전히 "주민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의 열악한 위생여건과 의료사정 등을 감안할 때 신뢰하기 어렵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대북 소식통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엔 북한에서도 환자들이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방역조치 때문에 대유행으로 번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우리 민간단체의 인도적 지원 수용 여부가 앞으로 당국 간 협의 재개 가능성을 점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로부턴 북한이 당장 우리 측의 인도적 지원을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을 지낸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이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지켜본 뒤 (인도저 지원 수용 여부에 대한) 답을 내놓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미훈련 규모가 대폭 축소되거나 연기돼 "사실상 훈련을 취소한 것과 같다"고 판단된다면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남북 교류협력 등의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전처럼 다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대북 지원 제안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에선 코로나19 유행 상황 때문에 크게 위축됐던 중국과의 교역을 정상화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는 상황.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한동안 중단됐던 평안북도 의주비행장의 대규모 검역시설 공사가 이달 들어 재개된 정황이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북한은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철교를 건너 평안북도 신의주로 넘어온 화물열차가 세관을 지나 이곳 검역시설까지 닿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철길 공사도 마무리했다.

그러나 곽 교수는 "북중무역 재개에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북한이 이를 핑계로 우리 측과의 협의를 시간을 끌며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jaewo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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