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은 지난 3월4일 검찰총장에서 사퇴한지 148일, 6월29일 대권도전을 선언한지 31일만의 일이다. 2021.7.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8월 입당 계획을 스스로 밝힌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전격 입당인 셈이다.

윤 전 총장은 입당 이유로 "불확실성 제거"라고 밝혔다. 국민들이 자신을 향해 던진 질문은 "언제 입당하느냐"였으며,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입당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윤 전 총장의 설명에도 정치권에서는 전격적인 입당 결정에 다른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란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온다. 우선 최근 여권으로부터 자신의 아내 김건희씨 등 가족을 향한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방어막'이 필요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을 통합 대상으로 보고 공세를 자제해왔다. 그렇다고 외부인사란 이유로 인해 연일 계속되는 여당의 공세에도 적극적인 방어를 하지 않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전 총장을 향한 여권의 공세에 대해 "당 밖 주자이기 때문에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인사들은 윤 전 총장이 입당할 시 든든한 방어막을 자처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 40명은 윤 전 총장 입당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현 집권 세력의 무책임한 네거티브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그들의 끊임없는 정치 공작 시도에 맞서 우리 주자를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이들의 입장문 발표를 두고 당내에서는 '계파적 집단행동'이라는 불편한 분위기도 감지됐으나, 윤 전 총장이 입당한 만큼 이들은 친윤계 인사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서 일단 현역 의원 40명을 우군으로 확보한 셈이다.

최근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보이는 각종 여론조사 데이터도 입당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보수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지난 25일 이 대표와 전격 회동하고 국민의힘 입당을 시사한 이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말 사이 진행될 여론조사를 의식해 금요일 전격 입당을 결정, 다음 주 초 발표될 여론조사에서 상승세 전환을 시도한 것이란 설명이다.

잠재적 대선후보 경쟁자로 꼽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권도전 선언을 견제한 행보란 분석도 나온다. 최 전 원장은 다음달 4일 출마선언을 예고한 상태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고위직 출신으로 야권의 대권주자로 부상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외부에서 독자행보를 이어왔지만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며 당내 세력 확대에 주력했다.

정치권에서는 최 전 원장이 앞서 입당하면서 윤 전 총장이 입당 선점 효과를 빼앗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 전 원장은 입당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주자 가운데 2위를 차지하는 등 윤 전 총장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자신을 향하던 불확실성을 없앴다"며 "네거티브 등 자신을 향한 공세는 당의 대응에 맡기고 정책 등을 통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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