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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돔 폭염' 최소 8월5~6일까지 계속…대폭염 가능성 낮아

주말 전국에 비 내리고 더 더울 수도
태풍 네파탁 직접 영향 없어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신윤하 기자 | 2021-07-27 11:53 송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26일 서울의 한 분수대를 찾은 아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1.7.26/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26일 서울의 한 분수대를 찾은 아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1.7.26/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열돔'으로 인한 전국적인 무더위가 다음 달 초까지 최소 열흘간 계속될 전망이다. 토요일인 31일 오후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 소식이 있지만, 곧바로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해 오는 탓에 더위의 기세를 꺾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특이기상연구센터장은 기상청 온라인 기상강좌에서 "전지구 수치모델 앙상블 예측 결과, 다음달 5일까지는 상층 고기압이 더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제8호 태풍 네파탁이 동해안 쪽에 영향을 줄 순 있지만, (29일 이후) 태풍이 소멸한 뒤에는 한반도 대기 상층 티베트 고기압이 대규모로 확장해 다음 주(8월5일)까지 전국적인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역시 이날 발표한 열흘치 전망을 통해 "다음 달 6일까지는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 35도 안팎 수준의 폭염이 이어지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기상청 중기예보상(7월27~8월6일) 서울의 한낮 기온은 34~35도, 전국의 아침 기온은 23~27도, 낮 기온은 30~35도의 분포를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토요일인 31일 오후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 위치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경남권과 강원 영동 제외)에 비가 오지만, 이번 더위의 기세를 꺾진 못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내릴 때 햇볕이 차단돼 잠시 기온이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동쪽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바로 다시 확장하는 형태라 뜨겁고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돼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더 더워질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내려도 봄가을 비와 같이 저기압 후면에서 찬공기가 내려와 기존의 더운 공기를 바꾸는 구조가 아니기에 비가 온 뒤에 오히려 무덥고 꿉꿉할 수 있다"고 했다.

기후학적 폭염 발생 극성기 (7월말 ~8월초)© 뉴스1
기후학적 폭염 발생 극성기 (7월말 ~8월초)© 뉴스1

이 교수는 이 같은 폭염의 원인에 대해 "장마가 늦게 시작되고 일찍 소강상태에 접어들며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세력을 확장해, 폭염 발생 가능 시기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7월11일 폭염이 찾아와 역대 최장 31일간 폭염이 이어졌던 2018년과 유사하다.

이 교수는 "올해 북극진동이 7월 내내 양의 상태를 유지했는데, 올해처럼 여름철 북극진동이 양의 위상일 때 중위도에서 정체 고기압이 발생해 한반도 폭염이 증가하는 경향을 띤다"며 "여기에 중위도 CGT 파동열과 열대 대류가 기름을 부으며 올해 북태평양고기압과 상층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이 평년보다 강해졌다"고 부연했다. 

그는 "올 여름철 더위는 열돔 상층 고기압에 의한 전형적인 폭염"이라며 "시기적으로 일찍 발달한 상층 고기압이 동북아시아에 지속적으로 정체돼 있다"고 설명했다. 

열돔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햇볕을 받아 달궈진 지표면 부근의 열을 가두는 현상으로, 열돔에 갇힌 지역은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2018년 폭염도, 올해 미국 북서부 지역 최고기온이 50도까지 치솟은 것도, 캐나다에서 700여명이 돌연사한 것도 열돔 현상 때문이었다. 

다만 최악의 폭염이 덮쳤던 2018년에 버금가는 더위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교수는 "27일 현재까지 상층 고기압 세력이 2018년 만큼 강하게 발달하지 않았다"며 "2018년 같이 '대폭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전국 폭염일수(4.5일)는 평년 수준(1991~2020년 평균 4.1일)에 머물고 있다. 2018년 같은 기간 폭염일수는 15.4일이었다. 

이 교수는 끝으로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니 무더위 쉼터와 무더위 휴식제를 마련해 인명피해를 예방하고, 장기적으론 전력수급과 정전, 농작물·가축·양식장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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