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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핵협력 중국에 물으니 원칙만…"입장차만 확인한 만남"

전문가 "중국, 북한 입장과 별반 다르지 않아"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2021-07-27 12:54 송고
중국에 도착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 AFP=뉴스1
중국에 도착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 AFP=뉴스1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방중으로 4개월 만에 미중 고위급 접촉이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중국은 원론적인 입장으로 답했다.

이번 회의에서 '협력'보단 '갈등'이 부각돼 북핵문제에 대한 미중 협력이 가능할지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셔먼 부장관과 회담을 진행한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기후변화, 이란 핵 문제, 한반도 핵 문제(북핵 문제) 등에서 중국의 협력과 지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중국은 이 문제에서 줄곧 책임 있는 태도로 건설적 역할을 해왔다"면서 "협력은 상호 신뢰에 바탕해, 상호 이익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 한편으론 협력을 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중국의 이익을 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미국은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이 '북핵 문제' 등 협력 사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중국은 미국이 다른 문제에서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북한문제는 논의조차 어려울 수 있다고 예고한 것. 미중 관계의 향방에 따라 중국이 북미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단 뜻으로 풀이된다.

미중 양측은 이 자리에서 서로에게 '말 폭탄'을 주고받았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셰 부부장은 이날 "중국을 악마화해 미국의 구조적 문제를 중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강하게 발언했고 미 국무부에 따르면 셔먼 부장관 중국이 꺼려하는 홍콩 민주주의, 신장과 티베트 인권 문제 등을 거론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미국의 예상과는 달리 협력 부분에서도 중국과의 공조가 어려울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미 알래스카에서 외교 회담의 모습. © AFP=뉴스1 © News1 윤다혜 기자
지난 미 알래스카에서 외교 회담의 모습. © AFP=뉴스1 © News1 윤다혜 기자

그동안 미국은 미중 협력을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와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다양한 분야에서 미중은 경쟁하고 있지만 중국이 한반도 정세에 안정을 추구하고 있어 북핵협상에선 협력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였다.

셔먼 부장관은 23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의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함께 생각하는 것은 분명 협력의 영역"이라며 "(미중) 우리가 북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고 중국과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지난 5월 인터뷰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단 뜻을 밝히며 "의심의 여지 없이 앞으로 북한 및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미중 고위급 만남에서 중국이 미국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북핵협상과 관련 협력은 어려울 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중 간의 입장차이가 크다는 것을 확인한 만남"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중국은 반드시 협력해야 하느냐는 등 부정적인 태도가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회담에서 북핵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국 미중 간 입장차만 다시 확인한 셈"이라며 "중국은 쌍중단(북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쌍궤병진(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협정 동시진행)을 주장하고 있어 북한이 입장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jaewo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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