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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태권도 이대훈 전격 은퇴선언 "오늘 선수생활 마지막이다"

마지막 무대 삼은 도쿄올림픽서 아쉽게 노메달
각종 대회서 금메달만 21개 따냈던 '태권 브이'

(지바=뉴스1) 이재상 기자 | 2021-07-25 22:30 송고 | 2021-07-26 11:55 최종수정
태권도 이대훈이 25일 밤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68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자오솨이에 패했다.두 선수가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대훈은 15-17로 패배했다. 2021.7.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태권도 이대훈이 25일 밤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68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자오솨이에 패했다.두 선수가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대훈은 15-17로 패배했다. 2021.7.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한국 남자 태권도의 간판 이대훈(29·대전시청)이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이대훈은 25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홀 A에서 열리는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자오 슈아이에게 15-17로 졌다.

대회 첫판(16강)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했던 이대훈은 우여곡절 끝에 패자부활전 단계를 밟아 동메달결정전까지 진출했으나, 끝내 웃지 못했다.

아쉽게 노메달로 대회를 마친 이대훈은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선수생활은 끝났다. 이제 다 마무리 할 것"이라고 깜짝 은퇴를 발표했다.

이대훈은 한국 태권도를 대표하던 선수였다. 국제무대서만 총 2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 그랑프리, 아시안게임 등 모든 것을 다 이뤘던 이대훈이었지만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빈손으로 마쳤다.

도쿄서 금메달을 목표로 달렸던 이대훈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대회가 1년 미뤄졌고, 긴 기다림 끝에 무대에 섰으나 그토록 원했던 금빛 발차기를 이루지 못했다.

이대훈은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이 1경기(16강)만 보고 실망하셨을 텐데 패자부활전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허무하게 끝날 뻔했던 선수 생활을 좀 더 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이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이미 도쿄 올림픽을 마지막 무대로 여겼다고 털어놨다.

이대훈은 "작년에 올림픽이 열렸으면 가볍게 올해 전국체전까지 하고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1년 미뤄지면서 계획이 달라졌다. (이번 대회까지) 잘해 보자고 가족이나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나눴었다"고 전했다.

태권도 이대훈이 25일 밤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68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자오솨이에 패해 아쉬워 하고 있다. 이날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대훈은 13-17로 패배했다. 2021.7.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br /><br />
태권도 이대훈이 25일 밤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68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자오솨이에 패해 아쉬워 하고 있다. 이날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대훈은 13-17로 패배했다. 2021.7.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어 "나는 올림픽 하나만 아쉬움이 남는데, 그렇다고 다음 올림픽을 다시 준비하기에는 너무 힘들다"면서 "다른 세계선수권이나 아시안게임은 의미가 없다. 후배들도 이제는 해야 하고, 올림픽을 한 번 더 준비하기에는 버겁다.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하기로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선수 생활을 마친 이대훈은 앞으로 태권도가 더 공격적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내가 원하는 태권도 룰로 변했으면 좋겠다"며 "선수들끼리도 토론을 많이 하는데 계속 상의하면서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상대 공격을 받아치는 경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지금은 실점을 안 하기 위한 경기를 해서 다 비슷한 스타일이다. 보는 분들도 임팩트가 없다고 느꼈을 것이다. 조금 개선이 된다면 태권도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심도 전했다.

이대훈은 가장 기억나는 순간으로 고교 3학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순간을 꼽았다.

그는 한성고 3학년이었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선발됐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대훈은 "고3 때 아시안게임에 선발됐을 때 기억이 가장 남는다"며 "앞으로 10년 후가 된다면 아마 이번 도쿄 올림픽이 많이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태권도 선수 이대훈은 팬들과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는 "가족들이 나보다 더 긴장했는데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메달 하나 들고 간다고 했는데 죄송하다. 이 마음을 가족뿐 아니라 국민들 모두에게도 같다"고 했다.

태권도 이대훈이 25일 밤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68kg급 패자부활전 두번째 경기에서 이란의 미르하셈 후세이니를 공격하고 있다. 패자부활전 두번째 경기에서 이대훈은 미르하셈 후세이니를 상대로 30-21로 이겼다. 2021.7.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br /><br />
태권도 이대훈이 25일 밤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68kg급 패자부활전 두번째 경기에서 이란의 미르하셈 후세이니를 공격하고 있다. 패자부활전 두번째 경기에서 이대훈은 미르하셈 후세이니를 상대로 30-21로 이겼다. 2021.7.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오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이대훈이었지만 비교적 담담했다.

그는 "11년 넘에 국제대회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선수들이 '네가 최고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 이번에 이대훈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 아쉽지만 항상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이대훈은 은퇴 후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일단 공부하면서 트레이닝(훈련) 쪽으로 지식을 쌓을 것"이라면서 "기회가 되면 좋은 선수를 키울 수 있는 자리에 가고 싶다. 좋은 선수를 육성하면서 계속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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