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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이동경, 뜨거운 승부욕은 차가운 컨트롤 아래서 빛난다

뉴질랜드전 패배 후 우드의 악수 거절 논란
구성원 모두 냉정하게 컨트롤 해야 반전 가능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1-07-23 10:54 송고
이동경(왼쪽)과 크리스 우드(오른쪽)(TV중계 화면 캡처)© 뉴스1

기대 이하 졸전으로 도쿄 올림픽 첫 경기에서 패한 김학범호가 상대 선수가 내민 손을 머쓱하게 한 이동경(울산)의 행동까지 겹쳐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드시 이겨야했을 경기를 망쳤는데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것도 쉽진 않다. 강한 열망과 승부욕을 지닌 이동경의 분한 마음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다만 다음 경기에선 그 승부욕이 상대를 제압하는 데 쓰여야 한다. 그래야 김학범호와 이동경 모두 원하는 결과에 다다를 수 있다.

김학범호는 22일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B조 뉴질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0-1로 졌다.

경기 종료 후 양 팀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는 과정서 문제가 발생했다. 결승골을 기록한 뉴질랜드의 크리스 우드(번리)가 한국 선수들에게 악수를 청했는데, 아쉬움을 곱씹던 이동경은 요청을 거절하며 가볍게 손만 갖다 댔다. 우드는 멋쩍게 웃으며 돌아갔다.

이후 이동경을 향해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일본 매체 '사커다이제스트'는 "결과와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올림픽 정신이 실종됐다"며 헐뜯었다. 국내 팬들은 이동경의 과거 SNS 계정까지 찾아가 1400개가 넘는 악성 댓글을 달았다.

분명 아쉬운 행동이었다. 다만 이렇게까지 비난 받을 일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경기 전 악수를 거절했다면 문제였겠지만 종료 후 패한 선수가 승자의 악수 요청에 기분 좋게 맞잡아 흔들 의무는 없다.

실제로 축구에서 경기에 진 뒤 악수나 유니폼 교환을 거절하는 경우는 꽤 흔하다. 패하고도 매너를 지키는 선수들에 비해 옹졸해보일 수는 있지만 '악플'에 시달릴 정도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번 논란은 약체라는 뉴질랜드를 상대로 답답한 모습 끝에 패한 데다 해당 장면이 TV 중계 화면에 클로즈업되는 바람에 더 부각된 측면이 있다. 

22일 오후 일본 이바라기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의 경기에서 실점한 후 이동경이 선수들을 다독이고 있다. 2021.7.2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운동선수 치고 져도 허허 웃는 순둥이는 많지 않다. 승부욕은 어느 정도, 아니 꽤 필요하다. 다만 감정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 건 지적 받아야 마땅하다. 

어쩌면 '악수 논란'은 단순한 이동경 개인의 아쉬운 행동을 넘어 뉴질랜드전에서 드러난 김학범호 전체의 문제를 대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날 한국 대부분의 선수들은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이기고 싶은 마음과 이겨야 한다는 부담에 필요 이상으로 경직됐다. 뜻대로 되지 않는 시간이 이어지자 더 흔들렸다. 특히 0-1로 뒤진 후반 막판엔 너무도 급했고 몸보다 마음만 앞서 허둥거리다 졌다. 

축구에서 승리는, 이기고 있다가 마무리하는 경우만 나오는 게 아니다. 경기가 준비한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기대와 달리 먼저 실점했다고 흥분하면 결과는 뻔하다. 뉴질랜드전에서 이동경이, 김학범호 승선원 대부분이 그랬다. 

다행히 아직 1경기만 치렀다. 만회의 기회는 있다. 다만 이동경을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차가움을 갖출 때만 반등이 가능하다. 

뜨거운 승부욕은 좋다. 그러나 차가운 컨트롤 아래의 뜨거움이어야한다. 쉽진 않으나 그것을 하지 못하는 좋은 선수, 좋은 팀은 없다. 

13일 오후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이동경이 동점골을 넣고 있다. 2021.7.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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