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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놓고…美 인도·태평양 전략 연계 vs 韓 한반도 집중

전문가 "셔먼, 방한 중에도 인태 언급…결국 대중 견제 방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2021-07-23 06:00 송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예방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7.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 일정을 소화 중인 가운데, 한미가 언급한 '동맹의 방점'이 달라 주목을 끈다.

미국은 대중 견제 성격이 짙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목표달성을 위한 한미동맹'을 강조한 반면, 한국은 한미동맹 문제를 한반도 문제에 국한시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외교부는 22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셔먼 부장관의 접견 소식을 전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외교부는 "정 장관과 셔먼 부장관은 한미 정상회담 시 양국 정상이 확인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목표를 재확인했다"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해 한미 간 각급에서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정 장관은 "한미 동맹과 북핵 문제에 정통한 셔먼 부장관이 국무부 부장관에 취임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우리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공조하면서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반면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셔먼 부장관과 정 장관은 투명성과 인권 존중, 민주주의, 법치에 기반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공통된 비전을 달성하는 데 있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내용을 제일 첫 줄에 넣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조 얘기는 그 다음으로 언급됐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1일 일본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에서도 중국이 민감해 할 만한 요소는 모두 제외한 채 관련 내용을 전했다.

당시 협의에서는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 거론됐다. 미 국무부와 일본 외무성은 협의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이들 내용을 전부 담았다. 하지만 우리 외교부의 보도자료에는 '3가지' 모두 빠졌다.

반면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와 관련해 "3국 회담의 목적은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3국 관계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3국 관계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 여성의 권한을 옹호하고, 기후변화에 맞서고, 지역과 세계 평화·안보를 증진하고, 법치와 국제질서에 기반한 규칙을 강화하는 데 있어 우리의 공통 안보와 이익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같은 날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국을 염두에 두고 군사적으로 능력과 프로그램, 훈련, 지식, 기술 등을 갖췄다. 여기엔 일말의 여지도 없다"며 "일본을 비롯해 한국, 필리핀, 호주 등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해 향후 무슨 일이 발생하더라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이 한미동맹의 가치를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한 고리로 인식하기 시작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한국 정부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보여준 '한미 밀착'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공동선언문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구상 연계, 우리가 소극적이었던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이라는 평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 유지, 대만해협 등이 모두 실렸다.

이에 그간 미중패권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제기돼 온 한국에 대한 '약한고리론'을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미중 패권 경쟁이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미국의 강한 압박과 한국의 모호한 태도는 미중 양측 모두로부터 외면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셔먼이 한국과 일본, 몽골 3개국 방문 후 중국을 찾는데 결국 미국의 핵심 어젠다는 대중 견제에 있다는 것"이라며 "셔먼이 방한 중에도 인도·태평양을 언급한 것은 공간적 개념 자체가 중국 견제용"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최근 우리 외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들이 합의했던 내용들 중 중국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뒤로 후퇴하는 모양새"라며 "최소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포함된 원칙들은 계속 인정해 나가야 향후 우리가 움직일 공간이 있다.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이게 되면 특히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약속한 것에 대해 다른 얘기를 한다는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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