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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역사상 가장 기괴한 올림픽이 도쿄에서 열린다

지난해보다 확진자 두 배 급증했는데도 올림픽 강행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1-07-20 07:30 송고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도쿄 올림픽 엠블럼 앞을 지나가고 있다.  © AFP=뉴스1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도쿄 올림픽 엠블럼 앞을 지나가고 있다.  © AFP=뉴스1

인류역사상 가장 기괴한 올림픽이 도쿄에서 열린다.

올림픽 개막식이 7월 23일이니 올림픽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올림픽은 여러 면에서 참 기괴하다.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창궐하면서 일본에서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애초 올림픽은 2020년 7월 24일 개최키로 돼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창궐하자 1년 연기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지금이 지난해보다 확진자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18일 일본의 일일 확진자는 3888명으로, 5일 연속 3000명을 웃돌고 있다.

1년 전 이맘때 일본의 확진자는 2000명 미만이었다. 가장 많았을 때가 1998명(8월 2일)이었다.

일본 코로나 발병 일일 추이. 지난해보다 지금이 두 배 가량 많다. - 월드오미터 갈무리
일본 코로나 발병 일일 추이. 지난해보다 지금이 두 배 가량 많다. - 월드오미터 갈무리

1년 전보다 확진자가 약 두 배 급증한 것이다. 확진자가 급증했으니 올림픽을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을 강행하고 있다. 상업적 이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IOC는 천문학적 중계권료를 포기할 수 없고, 일본도 올림픽 개최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기 아깝다. 올림픽이 아니라 ‘돈림픽’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일본과 IOC는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음에도 경제적 이유 때문에 세계인의 건강을 볼모로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이다.

인도에서 발원한 델타 변이는 최근 동남아시아를 휩쓸고 있다. 18일 인도네시아의 일일 확진자가 6만에 근접, 인도를 밀어내고 일일 확진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인근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도 일일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림픽이 개최되면 인도는 물론 동남아 선수 및 관계자들이 대거 일본에 입국할 것이다. 따라서 일본도 델타 변이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사회다.

도쿄올림픽 개막을 6일 앞둔 17일 일본 도쿄 하루미지역에 위치한 올림픽 선수촌에 보안검색대 앞 모습. 이날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2021.7.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도쿄올림픽 개막을 6일 앞둔 17일 일본 도쿄 하루미지역에 위치한 올림픽 선수촌에 보안검색대 앞 모습. 이날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2021.7.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더욱 심각한 것은 일본의 백신 접종률이 매우 낮다는 사실이다. 19일 현재 일본에서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들은 257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에 불과하다. 미국은 전인구의 48%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일본이 올림픽을 강행하려 했다면 미국처럼 백신 접종을 서둘렀어야 했다.

이같이 백신 접종이 저조한 가운데, 델타 변이가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에 본격 상륙하면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는 이번 도쿄 올림픽을 통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참상과 오랜 경기침체를 딛고 재도약하는 일본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의 패망을 딛고 일어섰음을 과시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일본의 고령층을 희생양으로 삼는 등 인류 역사에서 최악의 올림픽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금이라도 올림픽을 취소하는 것이 아마도 ‘최선의 선택’일 터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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