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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차 맞은 정의연 수요시위…보수단체·유튜버 항의에 몸살(종합)

"일본, 여전히 전쟁범죄 책임 외면"…이용선·이용수 연대발언
양옆선 보수단체 1인 시위…물리적 충돌 없었지만 갈등 드러나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21-07-14 14:31 송고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500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인해 1인 시위로 진행되고 있다. 2021.7.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500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인해 1인 시위로 진행되고 있다. 2021.7.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정기 수요시위 1500차를 맞아 일본 정부의 '위안부' 반인도적·반인권적 범죄 인정을 재차 촉구했다. 
이날 시위는 보수단체와 보수성향 유튜버들의 항의 속에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도 불구하고 여러 단체 관계자들과 취재진, 경찰 인력이 몰리면서 순간적으로 밀집도가 크게 높아지기도 했다. 

정의연은 이날 오전 11시2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1500차 정기 수요시위를 진행했다.

정의연은 성명에서 "일본 정부는 1500번의 외침을 무시하고 불법 강점과 전쟁범죄의 책임을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사죄와 반성 대신 역사를 지우고 돈을 내밀어 피해자들을 모욕했다"며 "전시성폭력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방해하고 평화비 철거를 노골적으로 압박하며 그나마 했던 작은 약속마저 뒤집으며 퇴행에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본 정부에 △전쟁범죄 인정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진상 규명 △피해자 법적 배상 △범죄 책임자 처벌 △역사교과서 기록 및 교육 △추모관 및 사료관 건립 등을 촉구했다. 

피해 생존자들도 영상을 통해 연대발언에 나섰다. 이옥선 할머니는 "(일본이) 사죄하기 전까지 수요집회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은 아직까지 망언만 하고 있다"며 "세월이 얼마나 기다려주련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날 수요시위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수도권 내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1인 시위' 형태로 진행됐다. 일반인 참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현장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현장 발언자들은 순서에 맞춰 소녀상 주변에 설치된 발언대에 1명씩 들어갔다. 발언자를 제외한 관계자들은 주변에 흩어진 상태로 대기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언자가 교체된다 하더라고 시위 장소에 1명씩 있으면 1인 시위 형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일종족주의' 공동저자인 이우연 박사(왼쪽)가 14일 정의기억연대의 1500차 정기 수요시위 왼편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 뉴스1
'반일종족주의' 공동저자인 이우연 박사(왼쪽)가 14일 정의기억연대의 1500차 정기 수요시위 왼편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 뉴스1

그러나 사전 1인 시위 시작을 전후로 사람이 몰리면서 현장은 급격히 혼란스러워졌다. 수요시위 인근에 1인 시위를 신고한 보수단체 관계자들, 점심시간을 맞아 거리로 나온 직장인 일행 등이 몰리면서 경찰의 경고 방송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으로 밀집도가 크게 높아졌다. 

보수단체 관계자와 보수 유튜버들은 거리두기 위반 등을 근거로 수요시위가 진행되는 내내 경찰에 해산 집행을 촉구했다. 항의하는 보수단체 관계자와 보수 유튜버들, 정의연 관계자들 간 삿대질과 욕설, 고성이 오고가기도 했다.
 
정의연 수요시위 현장 양옆으로는 보수단체의 1인 시위가 전개됐다. 오른편에는 보수단체인 자유연대가 마이크를 들고 정의연 해체 등을 주장했다. 왼편에는 '반일종족주의' 공동저자인 이우연 박사 등이 1인 팻말 시위를 진행했다. 

이 박사는 "정의연의 시위 장소는 마치 성역인 것 같다"며 "이건 정치적 행태이며 경찰들까지 이를 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정의연과 보수단체 관계자, 보수 유튜버 간 경쟁을 방불케하는 채증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 우려됐던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여실히 드러났다. 자유연대, 엄마부대 등 보수단체들은 그동안 수요시위 양옆에서 같은 시간 마이크·스피커를 이용한 집회를 진행해 '수요시위를 방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날 현장 연대발언에 나선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으로부터 30년을 맞고 있는 지금 안타깝게도 이곳 현장은 진실을 폄하하고 거짓을 일삼고 모욕을 일삼는 자들이 할머니들의 역사와 정의를 더럽히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위는 온라인을 통해 모집한 11개국 1552명이 공동주관인으로 참여했다. 권인숙·기동민·김상희 등 더불어민주당 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국회의원 44명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정의연의 수요시위는 1992년 1월8일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회원들이 항의집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이어지고 있다. 내년 1월5일에는 30주년을 맞는다. 

8월14일은 '위안부' 피해생존자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증언 30주년으로, 정의연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일정을 준비 중이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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