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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신비 풀면 새로운 세상이”…비만전문 AI기업 365mc의 도전

[인터뷰]정현호 흡입지방 연구소장, 김남철 대표이사
'지방은행→원료사업→난치병 치료제 개발' 청사진 제시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21-07-14 08:00 송고
김남철 365mc 네트웍스 대표이사(왼쪽), 정현호 모닛셀 흡입지방 분석 의학연구소장./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몸속에서 추출한 지방을 단순한 의료폐기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몸속 지방을 통해 지방흡입 시술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원료의약품 및 희귀·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흔한 것에서 가치를 창출한 사례는 종종 있다. 지난 20세기 흔하디흔한 바다 모래가 반도체 혁명을 이끌었다. 모래 주요 성분인 규소(Si)를 토대로 산업의 쌀인 반도체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규소는 지구에서 산소 다음으로 풍부한 원소이다.

누구나 몸속에 지방이 있기 마련이고, 그 비중이 크면 비만이 생기고 각종 질병에 시달린다. 하지만 그 특성을 연구하면 우리가 알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비만전문 인공지능 빅데이터기업 '365mc 네트웍스'가 주식회사 모닛셀을 설립한 뒤 '365mc 흡입지방 분석 의학연구소(이하 흡입지방 연구소)'를 개설한 이유다.

◇지방 데이터 연간 5만건 확보, 빅데이터화 해 AI로 분석

흡입지방 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사람 지방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기관이다. 365mc가 전국 네크워크에서 시행한 지방흡입 수술과 지방흡입 주사 람스(LAMS)를 통해 확보한 지방 조직은 연간 30톤에 이른다.

이 지방은 흡입지방 연구소로 옮겨져 △인체 지방 성분분석 △지방세포와 비만치료 메커니즘 분석 △인종·성별·체질 등 개인 맞춤형 지방흡입 수술법 개발에 쓰이고 있다.

정현호 흡입지방연구소 소장과 김남철 365mc네트웍스 대표이사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단기 목표로 안전한 지방흡입 시술법 개발 및 지방은행 설립을 제시했다. 장기 목표는 지방 연구를 통해 희귀·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 박사 출신인 정현호 소장은 "몸속 지방에는 유용한 물질이 생각보다 많다"며 "특히 젊은 시절의 지방과 줄기세포를 은행에 보관하는 연구와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갓 태어난 신생아 제대혈을 보관하는 것처럼, 젊은 시절 몸에서 추출한 지방조직을 장기간 보관하고 향후 질병 치료와 연구에 사용하는 개념이다. 정현호 소장은 "지방은 다양한 세포와 단백질 등으로 구성돼 있다"며 "그 특성을 알면 알수록 지방흡입 시술이 더 안전해지고 비만 치료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이자 경영자인 김남철 대표도 전국에 있는 365mc 네트워크 병원을 통해 확보한 지방 데이터를 빅데이터화하는 구상을 공개했다. 365mc는 매년 5만건이 넘는 지방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이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365mc는 국내 의료기관에서 앞서가는 AI 기술력을 갖췄다. 지난 2017년 9월에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AI 지방흡입 '메일시스템(M.A.I.L System)'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메일시스템은 의사가 지방흡입 시술 때 사용하는 일종의 위성항법장치(GPS)로 볼 수 있다. 지방흡입은 의사가 가늘고 긴 관인 '케뉼라'를 비만환자 지방층에 넣고 빼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지방덩어리를 빨아들이는 시술이다. 의사가 케뉼라를 환자 지방층에 넣고 최대 2만번에 걸쳐 넣고 빼는 동작은 '스트로크 모션'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의사가 '스트로크 모션'을 할 때 케뉼라가 환자 지방층을 벗어나면 몸속 장기로 침범해 출혈이 생기거나 지방을 매끄럽게 제거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지방흡입 시술을 받은 환자는 심각한 중증이 아니면 시술이 끝나고 8주일 뒤에나 부작용을 확인할 수 있다.

막연하게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지방흡입 시술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365mc는 지난 2018년에는 AI 전담부서인 '365mc 호빗(HOBIT)'을 신설해 4년째 운영 중이다.

김남철 365mc 네트웍스 대표이사(왼쪽), 정현호 모닛셀 흡입지방 분석 의학연구소장. 흡입지방 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사람 지방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기관이다.(방역수칙을 지키고 사진취재가 이뤄졌습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지방 속 세포외기질(ECM) 가치 무궁무진…장기 목표는 희귀·난치병 치료제 개발

정현호 소장과 김남철 대표가 지방에 주목하는 또다른 이유는 세포외기질(ECM) 때문이다. ECM에는 재생에 관여하는 각종 성장호르몬 등이 들어있다. 지금은 의료 폐기물이지만,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그 가치를 주목하고 있다.

ECM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도록 정부가 규제를 풀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를테면 수술 또는 화상 환자에게 쓰이는 재생패치 등 원료사업에 훈풍이 불 수 있다. 세포 증식과 보존, 수송에 활용하는 바이오 제품 원료인 배지 사업에도 ECM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현호 소장은 "흔히 지방을 추출한다고 하면 뚱뚱한 사람을 떠올리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날씬하든 뚱뚱하든 누구나 지방을 추출할 수 있고, 그 안에 들어있는 각종 성분을 연구해 맞춤형 시술법을 개발하거나 각종 원료 개발, 궁극적으로 희귀·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연구소를 운영하는 진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김남철 대표도 이 같은 연구 성과를 해외 유수 기관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멀지 않은 시기에 해외 기관과 손을 잡고 공동연구 또는 제품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남철 대표는 "ECM의 학술 및 산업적인 가치가 중요한데, 대한민국이 이를 주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같은 구상을 현실화하면 AI와 각종 의약품 원료, 희귀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토종 헬스케어 기업이 탄생하고, 향후 기업공개(IPO)도 기대할 수 있다.

김남철 대표는 "지방은 아직 풀지 못한 수수께끼가 많다"며 "집요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지방 연구에만 매진해 독보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웃었다. 그는 또 "첫 번째는 지방을 통한 의학적 성취, 그다음은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국산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나오는데 365mc가 일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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