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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물난리는 처음" 저수지로 변한 진도읍 '망연자실'

매트리스 '둥둥', 허리까지 올라온 빗물…곳곳 침수
진도천 범람, 하천과 도로·농경지 경계 모호

(진도=뉴스1) 박진규 기자 | 2021-07-06 11:34 송고
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읍 고작마을 일대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진도군의 누적 강수량은 217㎜을 기록 중이다.(독자제공) 2021.7.6/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읍 고작마을 일대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진도군의 누적 강수량은 217㎜을 기록 중이다.(독자제공) 2021.7.6/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진도에서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경우는 처음이네요."

밤 사이 내린 많은 비로 전남 진도군 진도읍이 거대한 저수지로 변했다.

진도읍을 관통하는 진도천과 인접 도로, 농경지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빗물에 하천이 불어나면서 진도읍 곳곳이 물에 잠겼고 피해가 속출했다.

진도읍 조금리에서는 50여 가구가 새벽부터 물에 잠겨 주민 11명이 긴급히 진도읍 게스트하우스로 임시 대피했다.

또한 읍내에 위치한 조금시장의 30여 상가에서 침수피해가 발생, 상인들이 새벽부터 물을 퍼내고 짐을 옮기느라 애를 먹었다.

상인 이모씨는 "시장앞 수로가 복개돼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시멘트 판이 들릴 정도로 물이 밀려 들어왔다"며 "건어물 박스들이 모두 물에 잠겨 피해가 막심할 것 같다"고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읍 고작마을 일대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진도군의 누적 강수량은 217㎜을 기록 중이다.(독자제공) 2021.7.6/뉴스1
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읍 고작마을 일대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진도군의 누적 강수량은 217㎜을 기록 중이다.(독자제공) 2021.7.6/뉴스1

날이 밝으면서 진도읍 시가지 모습은 폭우로 인해 폐허로 변했다.

침대 매트리스가 둥둥 떠다니고 허리까지 올라온 물을 헤집고 사람들이 출근길에 나섰다.

도로가 잠긴 줄 모르고 차량을 이용해 집을 나선 주민들은 엔진룸까지 들어온 빗물로 인해 차량 이동을 포기하고 간신히 몸이라도 건져 탈출하는 모습들이 목격됐다.

주민 박모씨는 "창고 용도로 쓰는 집의 반지하에 물이 가득 차 물을 빼기 위해 양수기를 켜 놓고 출근했다"며 "진도에서 물 난리가 난 건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도교육지원청은 새벽부터 학교별로 연락을 취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진도읍 소재 학교의 등교 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추었다.

많은 비로 진도 조금 시장이 물에 잠겨 상인들이 물건들을 나르고 있다.(진도군 제공)2021.7.6/뉴스1
많은 비로 진도 조금 시장이 물에 잠겨 상인들이 물건들을 나르고 있다.(진도군 제공)2021.7.6/뉴스1

이날 오전 6시 현재 강우량은 진도읍 198㎜, 군내면 196㎜, 고군면 195㎜, 의신면 185.5㎜, 지산면 146㎜, 임회면 130㎜ 등을 기록중이다.

또 진도읍 신흥들녘 1.5㏊, 의신면 만길들녘 2.0㏊와 의신면 도목, 조도면 창리 등에서 농경지 침수피해가 났다.

의신면 청용재와 고군면 벌포리, 진도읍 해창리, 고군면 두목재, 고군면 향동리 일대 도로가 유실되거나 쏟아내린 토사로 범벅이 돼 통행이 제한된 상태다.

의신면 사상마을 진효종 이장은 "새벽 3~4시부터 물을 쏟아붓 듯이 비가 내려 주민들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며 "집들이 잠기고 축대가 무너졌을 뿐 아니라 많은 버섯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겨 피해가 클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우리 마을이 진도에서는 고지대 마을인데도 이렇게 잠길 정도면 진도 전체로는 엄청난 비가 온 격"이라며 "30년 전 마을 저수지가 무너질 걱정을 할 정도로 비가 내린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더 많이 내렸다"고 전했다.

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읍 고작마을 일대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진도군의 누적 강수량은 217㎜을 기록 중이다.(독자제공) 2021.7.6/뉴스1
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읍 고작마을 일대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진도군의 누적 강수량은 217㎜을 기록 중이다.(독자제공) 2021.7.6/뉴스1

진도군은 특히 배수 관문의 수중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신경을 쓰고 있다.

바다하고 접해 있는 지역 특성상 자칫 고장으로 빗물로 불어난 바닷물이 역류하면 피해가 훨씬 심각해진다.

임형일 진도군 홍보팀장은 "직원들 상당수가 서포 배수 관문으로 달려간 상태"라며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바닷물까지 들어오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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