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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피아] 미국 개미들 온라인 피난처 된 '강남스타일'…무슨 일?

'강남스타일' 뮤비를 가득 채운 "레딧 다운" 댓글
헤지펀드 세력에 맞서 '강남스타일'을 피난처로 선택한 레딧 이용자들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2021-07-04 08:30 송고 | 2021-07-04 11:28 최종수정
편집자주 20세기 대중문화의 꽃은 TV다. TV의 등장은 '이성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인간의 지성을 마비시켰다. '바보상자'라는 오명이 붙었다. 하지만 TV가 주도한 대중매체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우리 사회 곳곳을 바꿔놓았다. 21세기의 새로운 아이콘은 유튜브(YouTube)다. 유튜브가 방송국이고 도서관이고 놀이터고 학교고 집이다. 수많은 '당신'(You)과 연결되는 '관'(Tube)이 거미줄처럼 촘촘한 세상이다. '취향저격'을 위해 인공지능(AI)까지 가세했다. 개인화로 요약되는 디지털 미디어의 총아인 유튜브. 유튜브가 만든 세상은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적인 '멋진 신세계'일까.
유튜브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 뉴스1

"레딧이 다운됐나요?"

유튜브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가득 채운 댓글이다. 조회수 41억회, 2012년 글로벌 히트곡으로 자리매김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2021년 온라인 피난처가 됐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이용자들이 사이트가 다운될 경우에 대비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영상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탓이다. 왜 하필 '강남스타일'일까. 이 만남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강남스타일'과 '레딧'의 어색한 만남은 '게임스톱 공매도 사태'에서 시작됐다. 지난 1월 레딧을 중심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더 낮은 가격에 사 되갚는 공매도에 나선 헤지펀드에 대항해 게임스톱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했고, 이는 게임스톱 주가 폭등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개미'들의 반란으로 일컬어졌던 이 사건은 당시 미국 대표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가 개인의 게임스톱 매수를 막으면서 더욱 논란이 됐었다.

레딧 주식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 이용자들은 로빈후드의 게임스톱 거래 정지 배후 세력으로 로빈후드 최대 수익원인 시타델 증권을 지목했다. 이후 혹시 모를 레딧 다운 사태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유튜브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피난처로 선정됐다. 최초 계획은 지난 3월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지난달 8일(현지시간) 레딧 사이트가 멈췄다.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BBC 등 주요 언론사 사이트를 비롯해 미국 백악관, 영국 정부 사이트 등에서 동시다발적인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이들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패스틀리'의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에 문제가 생긴 탓이다. CDN은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캐시 서버를 설치해 서버와 이용자 간 물리적 거리를 좁혀 빠른 속도로 콘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시스템은 1시간여 만에 복구됐지만, 레딧 이용자들은 '약속의 땅'으로 전진했다. 그렇게 강남스타일은 온라인 피난처가 됐다.

'레딧' 사이트가 멈추자 레딧 주식 토론방 이용자들은 '강남스타일'로 몰려들었다. (유튜브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갈무리) © 뉴스1

레딧 이용자들은 헤지펀드 세력인 시타델이 개입해 개미들의 결집을 막기 위해 레딧 사이트를 마비시켰다고 믿는다. 시타델이 패스틀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이 '강남스타일'을 피난처로 택한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유튜브에서 역대 두 번째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강남스타일' 뮤비 영상이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다.

지금도 레딧 이용자들은 헤지펀드 세력과 대항하는 민주 투사가 되어, 사이트 먹통과 관계없이 밈처럼 "레딧 다운"을 외치며 "오빤 강남스타일"에서 만난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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