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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 짜는 게임빌·컴투스…송병준 의장, '한국판 마블' 그리나

컴투스, 전문적인 게임 개발·M&A 영역 구축 위해 각자 대표체제 전환
현금 6000억원 보유한 컴투스,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해 실탄 마련 착수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21-07-02 07:00 송고
게임빌·컴투스 송병준 대표이사(컴투스 제공) © News1 정윤경 기자
게임빌·컴투스 송병준 대표이사(컴투스 제공) © News1 정윤경 기자

지난 3월 '창업주' 송병준 의장 체제로 전환한 게임빌·컴투스가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새판'을 짜고 있다.
최근 송 의장은 컴투스를 각자대표 체제로 나눴는데, 이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가기 위해선 각각의 노하우를 보유한 인수·합병(M&A) 및 전문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동생인 송재준 컴투스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동시에 몸담고 있는 송 대표는 그동안 게임빌·컴투스의 M&A 대부분을 주도했다.

현재 송 의장은 기존 아이덴티티인 게임사를 기반 삼아 영상 등으로 연계할 수 있는 종합 콘텐츠 기업화를 추진 중이다. 업계에선 송 의장이 '한국판 마블'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병준 의장, 컴투스 전문성 강화 위해 각자 대표 체제로 이분화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제작본부장인 이주환 전무이사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컴투스는 기존 송재준 대표이사와 이주환 대표이사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이 신임 대표는 컴투스의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게임 제작을 총괄한다. 이 신임대표는 그동안 게임빌의 게임기획실장과 컴투스 제작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송 대표는 글로벌 게임 사업 확대, 전략적 투자 및 M&A 기반의 신규 사업 추진 등 기업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한다. 송 대표는 지난해 벤처캐피탈(VC) 크릿벤처스를 설립해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송 의장이 직접 주도한 건으로 역할을 이분화해서 전문성을 극대화시키는데 초점 맞춰 진행됐다. 컴투스 관계자도 "여러 논의를 거쳐서 송 의장이 이같은 방향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송 의장은 올해 3월 이사회에서 게임사업에 집중해야하는 자리인 대표직을 내려놓고, 게임빌과 컴투스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인수·합병(M&A)과 투자유치 등 보다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의장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컴투스에 힘 실어준 송병준 의장, M&A 염두에 둔 '실탄' 마련 착수

IB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실탄' 조달에 나선다. 규모는 약 1500억원 수준으로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라는 스테디셀러 게임을 보유한 '알짜' 회사다. 그만큼 현금창출력도 뛰어나다. 연간 약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현금자산은 6197억원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이 실제 현금이다.

꾸준히 자금을 쌓고 있음에도 추가로 회사채를 발행해서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두고 지적재산권(IP) 확보를 위한 대형 M&A를 추진하기 위한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현금을 모아둔 기업이 외부 자금을 조달했다면, 리스크 대비 차원이 아닌 외형확장에 돈을 쓰기 위한 것으로 본다"며 "컴투스의 사례도 M&A쪽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컴투스의 공격적인 M&A가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업계 안팎의 관심은 어떤 분야에 투자할 것인지에 초점 맞춰졌다.

최근 컴투스의 행보를 보면 게임 외의 분야에 전방위로 투자하고 있어서 M&A 대상 기업 또는 분야를 예상이 쉽지 않다. 실례로 컴투스는 지난 5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769만2308주를 취득했다. 500억원 규모의 투자로 케이뱅크의 지분 약 2%를 쥐게된 것이다. 이를 두고 게임업계에선 매우 이례적인 투자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4월 19일에는 '형제 회사'인 게임빌이 4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꼽히는 코인원에 약 312억원(구주 13% 인수)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 역시 송 의장이 주도한 건이었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행보였다.

또 같은달 27일에는 컴투스가 종합 미디어 콘텐츠 기업 미디어캔에 약 20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30%를 확보했다. 미디어캔은 방송 서비스 및 콘텐츠 제작 등 영상 비즈니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기업이다.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가기 위해 필수 조건 중 하나인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송병준 의장, '한국판 마블' 꿈 꾸나

게임빌·컴투스는 지난 3월 송병준 의장체제로 전환한 이후 시장의 예상을 깨는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여러 행보들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받은 사례는 작가 200여명을 확보하고 있는 웹툰 전문 제작사인 케나즈와 합작 콘텐츠 제작사인 '정글스튜디오(컴투스 지분 56%)'를 설립한 것이다. 직접 IP를 만들어내겠다는 송 의장의 의지가 투영된 행보였기 때문.

관련업계에선 컴투스가 이미 서머너즈 워라는 대형 IP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IP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컴투스가 보유한 여러 IP의 세계관을 공유한 마블식의 초대형 세계관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마블식의 세계관을 갖고 싶은 것은 모든 게임사가 마찬가지지만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은데, 컴투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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