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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어제에 갇힌 일본…'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21-06-26 08:00 송고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뉴스1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일본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아시아에서 단연 가장 앞선 선진국으로 통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본 따라잡으려면 한참 남았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없어졌다. 한국은 이제 발전 모델로 일본을 보지 않는다.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은 언제나 앞서간다고 생각했던 일본이 '어제'에 갇혀 있다고 주장하며 어째서 정체와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지를 다룬 책이다. 수년 동안 일본 특파원이었던 기자가 썼다.

저자는 1945년 이후 군부 독재와 빈곤 극복에 급급했던 한국과 달리 바로 민주화되어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했던 일본이 정치적으로 정체된 이유를 '자민당 독주 체제'에서 찾았다. '선출되지 않는 절대권력'이 세습 정치를 낳고 언론을 통제하는 등 온갖 병폐를 낳는다는 것이다.

아베 전 총리의 학원 스캔들을 다룬 영화 '신문기자'에 일본 배우들이 출연하지 않으려 해 한국 배우 심은경이 작품을 맡았고,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의 임명을 거부한 총리를 집요하게 추궁한 공영방송 간판 앵커가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비판에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다.

저자는 일본이 개인보다 집단을 강조한 결과 시민사회가 갈수록 허약해지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한국 만큼의 미투 운동이 일본에서는 확산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서 찾았다.

저자는 "폭로 자체가 어렵고, 폭로해도 처벌을 기대할 수 없으며, 폭로 이후 부는 역풍이 피해자를 괴롭히는 일본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며 "성차별 의식을 내면화한 여성이 적지 않은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같은 여성이지만 피해자를 지원하기보다 오히려 비난하거나 방조한 셈"이라고 했다.

일본은 한때 바깥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만들면서 아시아 문화를 선도하기도 했다. 일본의 영화, 드라마, 소설, 애니메이션은 세계적 인기를 누렸다. 그런데 요즘에는 서점가에 혐한 특집 코너가 마련돼 있는가 하면 내수와 고령층 위주의 안정적 프로그램만 제작되는 형편이다.

저자는 이같은 모습을 상세히 기록하며 지금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보다 결과가 검증된 성공 방식을 답습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역시 같은 굴레에 갇히지 않기 위해 일본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서 지음/ 휴머니스트/ 1만7000원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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