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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센서없이 3개 손가락으로 척척"…'로봇 손' 37분만에 의자 조립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분야 연구성과 공개…'산업형 로봇핸드' 개발 성공

(경기 안산=뉴스1) 김승준 기자 | 2021-06-22 15:00 송고 | 2021-06-22 15:07 최종수정
22일 경기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에서 열린 연구성과 기자 간담회에서 배지훈 생기원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3개의 '로봇 손'이 의자를 조립하고 있다. 배지훈 박사에 따르면 의자의 부품을 처음부터 조립해 의자를 만드는 데 37분가량 걸렸다. 2021.06.22 © 뉴스1 김승준 기자


22일 경기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에서 열린 연구성과 기자 간담회에서 배지훈 생기원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3개의 '로봇 손'이 의자를 조립하고 있다. 조그만 나사를 집어서 의자에 박아넣는 작업도 수행했다. 2021.06.22 © 뉴스1 김승준 기자

촉각 센서없이 다양한 물체를 집어 옮기고, 조립까지 해내는 '로봇 손'이 생산 현장에 투입될 날이 머지 않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22일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융합기술연구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로봇분야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제조 혁신에 필요한 로봇 기술들이 △연구자 창업 △장기(Long-term) 기술협력 △보급사업이라는 방식으로 상용화 성과를 거둔 사례들이 공유됐다.

◇촉감 센서없이도 정교하고 유연한 '로봇 손'…원가 절감으로 상용화 박차

배지훈 생기원 박사 연구팀은 기업 '원익로보틱스(대표 장경석)'와 기술 이전 및 협력을 10여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양 기관은 협력의 성과물인 '인간형 로봇핸드'의 산업용 제품 첫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10년 세계 최초의 인간형 로봇핸드를 개발한 배지훈 박사는 2012년 로봇기업 '원익로보틱스'와 기술 이전으로 인연을 맺었다. 그 후 사람 손처럼 4개의 손가락과 16개의 관절을 자유자재로 구부려 다양한 형태의 물체를 잡거나 조립할 수 있는 '알레그로핸드'를 시장에 내놓았다.

알레그로핸드는 출시 이후 9년간 삼성, 구글, 페이스북, 엔비디아, 토요타 등 글로벌기업 연구소에 150대가량 판매돼 로봇핸드 연구용 플랫폼으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나아가 배지훈 박사는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 후속 모델 공동개발에 착수, 올해 초 3개의 로봇손가락으로 운용 가능한 '산업용 로봇핸드' 개발에 성공했다.

배지훈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 손의 특징은 손끝에 촉각 센서가 없이 부품 운반뿐 아니라 조립 작업까지 수행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섬세한 동작 및 표면 파악을 위해 정밀한 촉각 센서가 활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센서의 높은 비용과 많은 양의 데이터 실시간 처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배 박사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센서 없이도 로봇 손이 다양한 단단한 정도와 모양을 가진 물건을 옮기고 조립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생기원은 "기존 네 손가락 제품보다 단가는 낮추면서도 사람 손처럼 빠르고 정교하며 유연한 동작이 가능해서, 내년 출시될 경우 집게 형태의 그리퍼(Gripper)를 대체하는 협동로봇 핵심부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22일 경기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에서 열린 연구성과 기자 간담회에서 배지훈 생기원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 손'이 블럭을 들어 모양에 맞는 틈에 끼워 넣고 있다. 2021.06.22 © 뉴스1 김승준 기자

◇영세하고 고령화되는 뿌리기업, 기존 설비·로봇 연동으로 단순 작업 줄인다


남경태 생기원 박사는 열악한 작업환경에 인력도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뿌리기업을 대상으로 로봇을 활용한 표준 공정모델 개발과 보급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뿌리기업 대부분은 규모가 영세하고 설비투자 여력이 적다. 로봇 공급기업 역시 고급인력이 부족하고 R&D 프로세스도 효율적이지 않아 뿌리기업 맞춤형 시스템 자체 개발에 한계가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남 박사는 수작업 공정을 분석하고 로봇, 주변장치, 설비, 소프트웨어 등을 하나의 모듈로 개발해 로봇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로봇활용 표준 공정모델'을 개발했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설비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에 방문해 모델 타당성 검토 및 경제성 분석, 3D시뮬레이션 검증, 테스트베드 시험평가 순으로 기업맞춤형 보급 사업을 수행했다.

2020년 6월에 시작된 이 사업으로 저항용접, 머신텐딩 2개 분야의 표준공정모델이 개발돼 현재까지 24개 뿌리기업의 로봇자동화가 이뤄졌다. 이들 기업은 평균적으로 생산성 57% 향상, 불량률 74% 감소라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1월부터는 아크용접, 머신텐딩 후측정, 주조 후처리가공, 도장 4개 분야로 범위를 확대해 사업이 진행 중이다.

22일 경기도 안산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의 로봇 시연 모습. 로봇과 기존 생산 설비가 연동돼 사람의 개입이 없이도 기계가 자재를 생산설비 안으로 옮기고 알아서 기계가 작동하는 모습 2021.06.22 © 뉴스1 김승준 기자

지상훈 로봇응용연구부문장은 "실용화 연구기관인 생기원답게 연구실 밖으로 나가 산업계와 끊임없이 소통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현장 가까이에서 제조로봇 수요를 빠르게 읽고 상용화에 반영해 소·부·장 독립 및 디지털뉴딜 성과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생기원 로봇응용연구부문은 2003년 허브로봇센터로 출범한 이후 지난 18년 동안 지능형로봇 중심의 연구개발 및 정책 기획·수립, 기반구축 사업 등을 다방면으로 수행했다.

생기원 로봇응용연구부문에서는 개발된 기술들이 상용화의 고비에서 사장되지 않도록, 연구자창업을 지원하거나 기술이전 기업과 장기간 협력해 후속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영세 기업들의 공정 자동화를 돕기 위해 로봇 활용 표준공정모델 보급사업도 직접 추진 중이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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