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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1만2000명…신고는 고작 0.4%"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제주서 피해규모 발표
피해 구제도 고작 26명 뿐…"지자체 적극 홍보 나서야"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2021-06-21 12:43 송고 | 2021-06-21 16:28 최종수정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환경보건시민센터, 제주시민단체연대회의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이마트 신제주점에서 가습기살균제 제주도 피해조사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1.6.2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환경보건시민센터, 제주시민단체연대회의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이마트 신제주점에서 가습기살균제 제주도 피해조사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1.6.2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지역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총 1만2000여명에 이르지만 실제 피해 신고 인원은 0.4%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환경보건시민센터, 제주시민단체연대회의는 21일 제주시 노형동 이마트 신제주점 정문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제주지역 피해규모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단체가 공개한 가습기살균제 제주도 피해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 제품에 노출된 제주 사용자는 11만4370명으로, 이 가운데 잠재적인 건강 피해자는 1만2182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피해자 중 실질적으로 관련 당국에 피해 신고를 접수한 도민은 지난 3월 말 기준 47명(0.4%)에 그친다. 200명 중 1명 꼴이다.

신고 접수 후 피해 구제도 미비한 상태다.

피해구제 인정자는 피해 신고자 47명(사망 8명·생존 39명)의 55%인 26명이며, 45%인 21명은 불인정됐거나 미인정 상태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유족 김태종씨가 21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이마트 신제주점에서 가습기살균제 제주도 피해조사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6.2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유족 김태종씨가 21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이마트 신제주점에서 가습기살균제 제주도 피해조사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6.2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가습기살균자 참사의 피해자 유족들도 참석했다.

지난해 아내를 잃은 김태종씨는 "2007년 이마트에서 기획상품으로 출시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고 성가대 활동을 할 정도로 건강했던 아내가 10년간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며 "3~4년 전에는 목을 뚫고 파이프를 연결해 숨을 쉴 정도로 고통 받았다"고 말했다.

오은화씨는 태어난 지 6개월된 딸을 떠나보냈다. 그는 "옥시 제품을 사용하고 6개월 된 딸을 잃었다"며 "관련 기업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가습기살균제 진상조사는 이미 끝났다"고 발언한 한정애 환경부 장관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이들 단체는 "환경부장관이 진상규명이 끝났다고 말하는 등 현재 정부는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정부와 가해기업이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지역 피해자 신고 비율은 타 지역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상황"이라며 "제주도청과 양 행정시가 나서 피해 신고 접수 방법 등을 홍보하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8년간 최소 627만명의 소비자가 옥시, 애경산업 등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독성에 노출된 사건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제품 판매가 시작된 지 17년이 지난 2011년 서울 한 대학병원에 출산 전후 산모 8명이 폐가 굳는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입원한 뒤 4명이 숨지며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건강피해 경험자는 약 67만명, 관련 사망자는 1만4000여명으로 추산될 만큼 최악의 사회적 참사로 꼽힌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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