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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없는 항소심 첫 재판…'헬기 사격' 공방 치열(종합)

변호인 "원심 판결 사실 오인…진술 신빙성 없다"
검찰 "허위사실일 뿐…죄질 나빠 실형 선고해야"

(광주=뉴스1) 고귀한 기자 | 2021-06-14 18:41 송고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지난해 11월30일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광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판사는 이날 전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0.11.30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5·18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두환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서 '헬기사격 진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재근)는 14일 오후 2시 전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항소심은 지난 5월 10일과 24일 열린 공판기일에 전씨가 나오지 않으면서 두 차례 연기 끝에 열렸다. 24일 공판기일을 앞두고는 법원이 전씨에게 소환장을 보내지 않은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날 역시 전씨는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재판부는 '전씨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계속해서 2회 이상 불출석할 경우 개정할 수 있다'는 예고에 따라 이날 증인신문 없이 재판을 개정했다.

재판부는 "주심 판사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코로나19 밀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이날 재판은 양측의 항소 요지와 입증 계획만 밝히겠다"며 재판을 시작했다.

검찰은 즉시 증인신문의 중요성을 피력하며 궐석재판의 부당함을 토로했다.

검찰은 "인정신문은 피고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항소심에서 이 사건이 이렇게 진행되면, 증거조사 몇 개 더 나오고 그 많은 기일들이 대법원에 가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정성 가진다"고 밝혔다.

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출석 없이 재판이 진행됐을 뿐만 아니라, 다른 법원서 전국적으로 재판을 진행해 왔다"면서도 "그 점에 대해선 심각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원심의 판결이 '사실 오인'이라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특히 1심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판단을 내리게 된 증인들의 경우 사실관계가 맞지 않아,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모두 헬기 사격을 직접 목격한 게 아닌, 대부분 총 소리를 듣고 위를 보니 헬기가 떠있었다고 주장했고, 그 마저도 진술들이 번복되는가 하면 서로간의 시간대도 맞지 않다고 했다.

또 일부 목격자들이 낮 시간대 헬기 총구에서 '땅땅땅' 소리와 함께 불빛을 봤다고 했는데, 헬기에 장착된 기관총은 분당 최소 2000발에서 4000발까지 발사돼 사실과 맞지 않으며, 헬기에서 목격된 불빛은 충돌방지등을 착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 전씨 측 변호인은 항소 이유를 1시간 이상 설명하면서 검찰의 항의와 재판부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전씨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국방부 특조위와 국회 진상조사위 자료를 요청했고, 받아들여졌다.

검찰은 전씨 측의 주장이 허위 사실이라고 맞섰다.

검찰은 "군사작전 특성상 지시하는 사람이 없으면 명령 실행하기 힘들다"며 "특정일이 아닌 5·18 기간 전체 동안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것은 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검찰은 "전씨는 1997년 5·18 내란 살인 등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이후 5·18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적이 없고 회고록에서 광주시민의 명예를 훼손하고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이 끝난 뒤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전씨의 불출석을 비판했다.

조 신부는 "피고인인 전씨가 계속해서 법정 출석을 거부하는데 정말 벽에다가 소리를 지르는 것 같다"며 "본인이 아무리 부정하고, 발뺌해도 역사의 진실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다음 재판은 7월 5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판사는 지난해 11월30일 전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씨 측은 1심 선고 이후 '사실오인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는 취지를 들어 각각 항소했다.

전씨 측은 이후 항소심 재판을 서울에서 받게 해달라며 관할이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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