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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린이이야기] 디섐보·우즈·올림픽…키워드로 보는 US오픈

난도 높기로 악명 높은 US오픈… 디섐보 올해도 파워로 정복?
토리 파인스…우즈의 2008년 부상 투혼 펼쳐졌던 전장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2021-06-15 06:00 송고
2020년 US오픈 우승자 브라이슨 디섐보.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2020년 US오픈 우승자 브라이슨 디섐보.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121번째 US오픈이 이번 주 막을 올린다. 수많은 명승부가 펼쳐졌던 무대이고 올해도 골프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볼거리는 충분하다.

US오픈은 오는 17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 파인스(파71·7643야드)에서 열린다.

1898년에 시작된 US오픈은 골프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다. 특히 메이저대회 중에서도 극악의 난도로 악명이 높다.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4번 우승으로 벤 호건(미국), 윌리 앤더슨(스코틀랜드), 바비 존스(미국) 등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자다. 타이거 우즈(미국) 역시 3번 우승으로 선두권에 자리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US오픈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 선수 중 PGA투어 최다승을 기록한 최경주(51·SK텔레콤)는 총 13번 US 오픈에 출전해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했고 컷탈락도 6번이나 당했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메이저대회 우승을 경험한 양용은(49)이 2011년 대회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올해 대회에는 임성재(23), 김시우(26), 이경훈(30), 강성훈(34·이상 CJ대한통운) 등 4명의 선수가 출전,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한다.

◇괴력의 디섐보 2연패? 미켈슨 커리어 그랜드슬램?

2020년 US오픈은 브리아슨 디섐보(미국)의 독무대였다. 디섐보는 지난해 US오픈에서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25.60야드를 기록하며 골프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대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310.34야드였던 것을 감안하면 디섐보의 파워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폭발적인 드라이버를 앞세워 디섐보는 US오픈을 정복했다. 샷이 러프에 빠지더라도 남은 거리가 짧아 2번째 샷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결국 더 정교한 샷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었다. 힘으로는 US오픈을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잖았는데, 보기 좋게 깨버렸다. 

디섐보가 올해도 '파워 골프'로 US오픈을 공략할지는 미지수다. 과거 토리 파인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은 디섐보에게 부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디섐보는 자신이 넘친다. 그는 최근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와 토리 파인스가 잘 맞지 않는다고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과거에는 지금과 같은 (스윙) 스피드가 없었고 똑바로 멀리 치지 못했다"며 "내 비거리와 러프에서의 샷 컨트롤, 퍼팅 게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선은 필 미켈슨(미국)에게 쏠린다. 만 50세가 넘은 미켈슨은 지난 5월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역대 최고령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됐다.

미켈슨은 현재까지 총 6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아직 US오픈에서 우승이 없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했다. US오픈에서만 준우승을 6번 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미켈슨이 만약 올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그동안의 아픔을 씻고, 역대 6번째 그랜드 슬램 달성자가 될 수 있다.

타이거 우즈. © AFP=뉴스1
타이거 우즈. © AFP=뉴스1

◇토리 파인스와 2008 US오픈…우즈의 부상 투혼

US오픈은 지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토리 파인스에서 열린다. US오픈이 토리 파인스에서 열린다는 사실 만으로도 많은 골프 팬들은 자연스럽게 2008년 우즈의 부상 투혼을 떠올린다.

우즈에게 2008년은 힘겨운 시간이었다. 그해 4월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무릎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후 2개월이 지난 뒤 우즈는 너무 복귀가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US오픈 출전을 강행했다.

다리를 절뚝일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우즈는 1라운드에서 부진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공동 2위로 올라섰고, 3라운드 후에는 단독 선두에 등극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고전하며 우승을 놓치는 듯했지만 우즈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극적으로 버디에 성공,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갔다.

당시 US오픈 연장전은 18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진행됐다. 우즈는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와 18홀을 추가로 플레이하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후 펼쳐진 서든 데스 승부에서 우즈는 파를 잡는데 성공, 보기에 그친 미디에이트를 제치고 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US오픈 우승의 기쁨도 잠시, 머잖아 우즈는 다시 무릎 수술을 받게 됐다. 검사 결과 무릎 인대와 뼈가 손상된 상태였다. 최악의 몸상태에서 무려 91홀 경기를 펼친 끝에 차지한 우승이었기에 여운이 더 길었다. 

교통사고 이후 재활 중인 우즈는 이번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토리 파인스에서 우즈가 만든 명장면은 이번 주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것이다.

도쿄 올림픽. © AFP=뉴스1
도쿄 올림픽. © AFP=뉴스1

◇도쿄행 티켓 잡아라…마지막까지 온 올림픽 출전권 경쟁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골프 출전권은 US오픈이 끝난 후, 21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올림픽 티켓 확보를 노리는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남자 골프 올림픽 출전권 경쟁이 가장 치열한 국가는 미국이다. 현재 세계랭킹 기준으로는 더스틴 존슨(1위), 저스틴 토마스(2위), 콜린 모리카와(4위), 브라이슨 디섐보(5위) 등이 올림픽 출전권을 가져간다.

US오픈은 세계랭킹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대회다. 메이저대회이기 때문에 랭킹 포인트도 일반 대회보다 2배 가량 많이 부여되기에 순위 역전도 가능하다.

디섐보 이후에도 미국은 잰더 슈펠레(6위), 패트릭 캔틀레이(7위), 패트릭 리드(8위), 브룩스 켑카(10위) 등이 세계랭킹 상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US오픈으로 도쿄 올림픽 출전권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도 아직 올림픽 출전권이 결정됐다고 볼 수 없다. 임성재가 26위로 사실상 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49위 김시우와 64위 이경훈이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이다. 김시우와 이경훈은 나란히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 어떤 선수가 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쥘 지 예단하기 어렵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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