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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도보다 중요한 날카로움, '부정확 크로스'론 밀집수비 못 뚫는다

레바논전서 36개 크로스 올리고도 결과물 없어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1-06-14 10:47 송고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전반전 대한민국 김문환이 레바논 수비 앞에서 크로스를 하고 있다.2021.6.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전반전 대한민국 김문환이 레바논 수비 앞에서 크로스를 하고 있다.2021.6.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크로스 숫자는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 많은 크로스 중 결실로 이어진 건 하나도 없었다. 이어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고전하지 않으려면, 크로스의 빈도보다는 정확도에 더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크로스를 이용하는 전술이 더 빛을 볼 수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지난 13일 오후 3시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전반 12분 하산 알리 사드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지만 후반 5분 상대 자책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20분 손흥민이 결승 페널티킥 득점을 기록했다.
5승1무(승점 16)가 된 한국은 2위 레바논(3승1무2패·승점 10)을 멀찍이 따돌리고 2차예선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한국은 이 경기서 왼쪽 측면 수비수에 홍철, 오른쪽 측면 수비수에 김문환을 배치해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의도적으로 측면 쪽에 공을 자주 보낸 뒤, 크로스를 통해 레바논의 밀집 수비를 공략하고자 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크로스가 좋은 홍철과 적극적 돌파가 장점인 김문환은 경기 내내 레바논 진영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 뒤 측면 공격을 활발하게 이끌었다.

하지만 마무리 단계에서의 정확성이 떨어져 효과는 크지 않았다. 레바논이 수비 숫자를 늘리고 라인을 내려 뒤 공간을 내주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크로스가 너무 부정확했던 탓에 위협적 장면이 90분 동안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홍철의 크로스는 패턴을 읽은 레바논 수비수의 육탄방어에 걸려 제대로 올라오지 못했고, 어렵게 올라온 크로스도 황의조의 쇄도 타이밍과는 맞지 않았다.

오른쪽 김문환도 마찬가지였다. 중앙부터 차근차근 빌드업 과정을 통해 김문환이 크로스를 올릴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시간을 확보됐지만, 김문환의 크로스는 너무 짧아 수비수가 걷어 내거나 너무 깊어 골키퍼 품에 안기고 말았다. 이전까지의 좋았던 흐름이 크로스 이후 번번히 끊기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후 벤투 감독은 김문환을 이용으로 교체해 변화를 꾀했지만 그럼에도 측면 크로스에 이은 결실을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이 경기서 한국은 무려 36개의 크로스를 시도했다. 레바논의 6개보다 6배나 많은 숫자다. 하지만 36개의 크로스는 역설적으로 한국에 독이 됐다. 결실이 없어서다. 

크로스를 올리기 위해 많은 정성과 공을 들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시간과 체력 낭비 뿐이었다. 최종예선을 앞두고 같은 패턴을 반복 연습하려는 의도도 있었겠으나, 이 경기만 놓고 보면 끝내 차이를 만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레바논은 한국의 크로스를 기다렸다는 듯 걷어냈고, 이를 역습의 기점으로 삼기까지 했다.

크로스의 궁극적 목적은 중앙에서의 헤딩과 슈팅 등 결실을 이끌기 위함이다. 한국은 36개의 많은 크로스를 올렸음에도 정확도에서 아쉬움을 나타내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이어질 최종예선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일본·호주·카타르 등은 레바논보다 더 강한 수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려면 크로스 빈도 자체에 매몰되기보다는 단 한 개의 크로스를 올리더라도 날카로움을 장착해야 한다. 그래야 결실과 가까워질 수 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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