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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인사이트] 김정은 살 빠지면 '건강 이상?'…단편 보도의 위험성

김정은 '시곗줄' 보도로 또 건강 이상설 제기
정보 취사선택의 아쉬움…생각과 추정도 좋지만 근거를 찾아야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21-06-10 13:00 송고 | 2021-06-10 13:25 최종수정
편집자주 2018년부터 북한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동북아시아 정세는 급변했다. '평양 인사이트(insight)'는 따라가기조차 쉽지 않은 빠른 변화의 흐름을 진단하고 '생각할 거리'를 제안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5일 보도한 김정은 총비서의 정치국회의 주재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5일 보도한 김정은 총비서의 정치국회의 주재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건강과 관련한 또 하나의 흥미로운 보도가 나왔다. 이번엔 그의 '시곗줄'이 문제였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는 김 총비서가 최근 시곗줄을 조여 착용하기 시작했다며, 그가 체중을 크게 줄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NK뉴스의 보도는 흥미로웠다. 관찰력이 돋보이는 보도라고 할 수 있다. 실제 김 총비서가 같은 시계를 다르게 맨 사진을 여러 장 비교해 시곗줄의 변화를 포착했다.

NK뉴스는 이 같은 변화가 김 총비서의 '성인병'이나 가족력, 급격한 건강 이상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 같은 보도는 김 총비서의 건강 이상설을 즐기는 국내 언론을 통해서도 인용 보도됐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경우 한반도 정세에 즉각적인 현안이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런 보도는 분명 필요성이 있다.
다만 다룰 것은 다 다뤄야 한다. NK뉴스의 보도 하루 전인 8일에 나온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 영상(조선중앙TV 보도)을 보면 김 총비서가 회의 도중 모든 간부들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나온다. 평소 담배를 피우던 모습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7일 주재한 당 중앙위원회 및 도 당 위원회 책임간부 협의회에서 흡연하는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7일 주재한 당 중앙위원회 및 도 당 위원회 책임간부 협의회에서 흡연하는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김 총비서의 건강 이상 가능성 문제를 다루면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전한 북한 매체의 보도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좀 아쉽다. 건강 이상을 언급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만 취사선택한 것은 아닌가 싶어서다.

북한 매체가 일부러 그의 건강 이상을 불식하기 위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드러냈다고 추정할 수도 있다. 그런데 보도에 언급된 성인병이나 가족력 때문에 김 총비서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면, '쇼잉(showing)'위한 흡연은 도박에 가까운 행동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안위를 챙기는 수준이 고작 이 정도일까?

게다가 그는 올해만 수차례 당의 주요 회의를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수 시간 동안 진행되며 본인의 안정적 통치와 직결되는 중요한 회의를 진행하는 사람이 정말로 급격한 중병을 앓고 있을까?

최근에 만난 한 정보당국 관계자는 김 총비서의 건강과 관련해 "이상 징후가 없다"라고 전했다. 여러 가지 첩보는 물론, 그의 공개활동에서 나타난 걸음걸이, 말하는 모습, 숨 쉬는 모습까지 면밀히 분석해 내린 결론이라고 한다.

NK뉴스에 대한 단순 인용이라고 하지만, 국내 언론에서 민감안 사안에 있어 외신의 보도를 그대로 옮기는 것도 고민해볼 문제다. 작년에 CNN이 김 총비서의 건강 이상 '오보'를 크게 다루자, 외신은 일단 믿을만하다며 '빠르게 베끼기'에 몰입했던 현상이 반복돼선 안된다.

북한에 대한 정보는 가장 가까운 남한도 상당한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추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접근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의 입을 빌려 쉽게 다루겠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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