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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화의 '반도체 장비' 도전…'K-반도체' 힘 보탠다

'8대 공정' 중 증착 분야…국내 대기업 중에선 첫 진입
미국·일본이 주도…선진국 대비 한국 기술수준은 90%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문창석 기자 | 2021-06-07 06:11 송고
서울 장교동에 위치한 한화그룹 본사 모습/뉴스1 © News1

한화그룹이 미래 신산업으로서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 진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전략'이 본격적으로 빛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직후 우리 정부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 확대에 주력해온 가운데, 재계 7위 대기업인 한화의 진출로 국내 반도체 장비 산업의 경쟁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가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반도체 제조장비(Semiconductor Manufacturing Equipment)' 시장 규모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80조원대로 추산된다.

최근 한화그룹에선 ㈜한화 전략부문 주도로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 분석과 동시에 조직을 세팅하기 위해 전문인력 채용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전략부문장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가 겸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서 발표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0년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711억9000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79조2700억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인 2019년 약 598억달러보다 19%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반도체 장비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본다. 반도체는 각종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슈퍼컴퓨터 등 첨단 산업과 심지어 방산 분야 등에도 활용될 만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도 전 세계적으로 '역대급' 반도체 장비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EMI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액은 235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한국은 73억1000만달러로 중국(59억6000만달러), 대만(57억1000만달러)를 제치고 올 1분기 반도체 장비투자 세계 1위 국가에 올랐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특히 한화가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반도체 제조 '8대 공정' 중에서도 증착(Deposition) 장비 쪽이다. 증착은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분자 또는 원자 단위의 아주 얇은 박막을 균일하게 입히는 과정이다.

박막(thin film)을 얼마나 얇고 균일하게 입히느냐가 반도체의 품질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공정으로 손꼽힌다. 증착을 포함해 노광, 식각, 열처리 등 전체 장비 시장에서 70% 가량을 차지하는 전공정 분야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증착 장비업계 선도 기업으로는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 램리서치(Applied Materials)가 있고 일본의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도 빼놓을 수 없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들 3개 업체의 글로벌 증착 장비 분야 점유율 합이 70%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주성엔지니어링, 원익IPS, 유진테크 등이 증착분야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증착 분야의 국내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90%로 노광(10%), 이온주입(20%)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꼽힌다.

한화가 본격적으로 장비 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삼성전자 계열사로 분류되는 세메스를 제외하곤 반도체 장비 산업에 진출하는 첫 대기업이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같이 제조업 비중이 높은 데다가 특히 반도체 분야 경쟁력이 높은 여건하에선 장비 산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한화솔루션 제공). © 뉴스1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장비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제품 생산 로드맵을 좌우할 정도로 필수적인 자본집약산업"이라며 "제조장비 자체가 기업의 생산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라고 지적했다.

특히 시기적으로도 한화그룹이 신산업 진출과 관련해 적절한 타이밍에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는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장비 산업을 포함한 이른바 '소부장' 육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모든 반도체 생태계를 통틀어서 세제지원과 인력 양성 등의 지원책을 담은 'K-반도체' 전략도 공개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K-반도체 전략 발표 직후 각종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등의 지원책이 마련된 상황에서 한화가 신산업 진출을 결정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첨단 반도체 장비 분야의 경우엔 기술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을 기업들이 스스로 감당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대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면 그만큼 규모의 경제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한국 반도체 장비산업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으니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 연대 협력 협약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5.1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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