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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故손정민 사건 간접 언급? "휴거 소동…틀림을 인정 못해"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2021-06-01 10:04 송고 | 2021-06-01 16:06 최종수정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휴거 소동'과 함께 '확증편향'을 언급하며 故 손정민 씨의 '한강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허지웅은 지난 31일 "90년대 초반에 휴거 소동이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허지웅이 언급한 휴거 소동은 1992년 10월28일 세계가 종말하면서 휴거가 온다고 주장하며 일어난 소동이다. 1980년대 말, 이장림 목사는 종말론을 주장하며 '다미선교회'를 창립했고 '예수가 세상에 왔을 때 진정으로 믿는 이들은 하늘로 승천한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인 '휴거'를 언급하며 기독교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당연히 10월 28일에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당시 맹신도들은 종말론에 세뇌되어 학업이나 생업을 그만두거나 재산을 교회에 바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허지웅은 "동네 길가에 벽마다 빨간 스프레이(분무기)로 날짜와 십자가가 그려졌고, 친구 가운데 하나는 그걸 심각하게 믿는 눈치였다. 그리고 친구는 휴거 전날 학교에 오지 않았다"며 관련 일화를 전했다.

이어 "나는 정말 휴거가 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상상해보았다. (하지만) 휴거는 오지 않았다. 다음 날 학교에 갔더니 친구가 돌아와 있었다. 아이들이 친구를 둘러싸고 놀려댔다. 시간이 지나 친구에게 '휴거가 왜 오지 않은 거니'라고 넌지시 물어봤더니 친구는 '휴거는 일어났어. 그런데 지상이 아니라 하늘에서 먼저 이루어진 거래'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故) 손정민씨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손씨의 사망과 관련해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의 명확한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고인의 아버지 손현씨는 경찰의 수사 진행상황 발표 내용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재차 의문을 표하고 있다. 2021.5.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故) 손정민씨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손씨의 사망과 관련해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의 명확한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고인의 아버지 손현씨는 경찰의 수사 진행상황 발표 내용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재차 의문을 표하고 있다. 2021.5.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그러면서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견해와 수집한 사실이 서로 모순될 때를 인지부조화의 상태라고 말한다"며 "사람은 이런 인지부조화 상태를 견디기 어려워한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자기 견해를 강화하는 사실만을 편향해서 수집한다.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허지웅은 "우리는 흔히 부정할 수 없는 증거와 사실을 보여주면 납득할 거라고 착각한다"며 "하지만 이미 자기 견해를 고수하기 위해 나름의 희생을 치루어온 사람들에게는 내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것보다 가설을 추가해 자기 의견을 강화하는 쪽이 훨씬 덜 고통스럽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래서 같은 견해를 가진 이들을 모아 가설을 영원히 더해가며 결말이 없는 싸움을 시작한다. 이런 일은 늘 반복해서 벌어졌고 벌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걸 해결할 지혜 같은 건 내게 없다. 다만 오래 전의 그 친구를 떠올린다. 아이들이 친구를 놀려대며 굴복시키려 하지 않았다면 누군가 절박한 친구를 돈벌이로 생각해 새로운 가설을 계속해서 제공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가 그 안으로 도피했을까. 친구의 눈은 참 슬펐다"라며 글을 맺었다.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故) 손정민씨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손씨의 사망과 관련해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의 명확한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고인의 아버지 손현씨는 경찰의 수사 진행상황 발표 내용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재차 의문을 표하고 있다. 2021.5.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故) 손정민씨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손씨의 사망과 관련해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의 명확한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고인의 아버지 손현씨는 경찰의 수사 진행상황 발표 내용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재차 의문을 표하고 있다. 2021.5.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날 허지웅은 이 글에 손씨를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손씨 사건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대중들에 대해 안타까움의 표현이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누리꾼들은 "자신이 틀렸다는걸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봅니다",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온라인에서 추측을 넘어 광적 맹신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거 같아요", "어느샌가 '진짜' 진실을 찾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진실을 찾는 내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한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22) 사건 관련,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도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에 대한 각종 루머가 온라인 등을 통해 확산하는 가운데 A씨 측은 허위사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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