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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매수·정민씨 혈흔·약물주입 살인'…막가는 가짜뉴스

경찰 "수사 혼선·수사력 분산"…명예훼손 등 적용 여부 검토
토양분석 결과·목격자 조사·CCTV 등 종합 사망경위 확인중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2021-05-27 06:00 송고
故 손정민씨가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지 한 달째 되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놓인 국화꽃이 시들어있다. 2021.5.2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故 손정민씨가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지 한 달째 되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놓인 국화꽃이 시들어있다. 2021.5.2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한강에서 실종된 이후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 사망 사건 수사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퍼진 루머들이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온라인 상에서는 손씨 실종 당일 함께 술을 마신 A씨 관련 의혹 제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손씨 실종 당일 한강에 입수하는 남성을 봤다'는 목격자 7명을 경찰이 매수했다는 루머가 대표적이다.

경찰은 차량 탐문 조사를 진행하던 중 실종 당일 오전 4시40분쯤 인근에서 낚시하던 목격자들과 통화가 돼 지난 12~14일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성이) 무릎부터 서서히 잠기더니 마치 수영하듯 들어가서 목격자들은 응급 구조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신고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봤기 때문에 (이들은) 최면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약물주입을 통한 계획살인' 주장도 있다. 전직 기자 출신 유튜버가 'A씨가 손씨에게 약물을 주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한 누리꾼도 123쪽 분량의 '한강사건보고서'에 비슷한 주장을 담았다. A씨가 손씨의 해양공포증과 CCTV가 없는 한강 일대 환경을 염두에 두고 '완벽범죄'를 계획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손씨와 A씨가 마지막으로 찍은 동영상에 나온 '골든건'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은어라는 루머도 번지고 있다. 앞서 '골든'이 시험 관련 은어나 게임 용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경찰은 동영상 전후 내용을 토대로 골든을 가수라고 판단했다. 경찰 수사 결과에도 의혹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결과 손씨의 사인은 '익사'로, 약물 반응 등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강사건보고서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수사상황에 참고할 내용은 하나도 없다"며 "(위법 여부를) 검토하는 대로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유튜브 등에는 현장에 손씨 혈흔이 있다며 A씨를 의심하는 영상들도 수십 건 올라왔다. 경찰 수사 결과 역시 사실이 아니다. 경찰 관계자는 "한강공원 현장에서 풀숲과 돌 사이까지 혈흔 반응 검사를 했지만 그 누구의 혈흔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사건 당일 편의점에 있던 남학생 4명이 A씨의 공범으로 옷을 바꿔입었다", "술자리에 중학생들이 합석해 손씨를 살해했다"는 근거 없는 루머가 번지고 있다.

이에 경찰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지는 가짜뉴스와 관련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허위사실유포 혐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있어 수사에 불필요한 혼선이 발생하거나 수사력이 분산되는 등 다소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라며 "(가짜뉴스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및 법리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손씨의 사망경위를 밝히기 위해 토양분석 결과와 입수자 신원 파악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국과수가 손씨 양말에서 나온 흙과 잔디밭·강가·강물 속 흙을 분석한 결과 강가에서 10m 떨어진 지점의 토양과 유사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수중 오염의 가능성을 고려해 목격자 진술, 추가 목격자 확보, 폐쇄회로(CC)TV 및 블랙박스 분석, 토끼굴 CCTV에 찍힌 점으로 보이는 사람 확인 등을 종합해 사망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지난달 24~25일 접수된 실종자 63명 중 지난주쯤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던 남성 6명을 모두 생존 상태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경찰은 A씨 상대로 7차례, A씨 부모를 상대로 각각 2회, 1회 조사했다. A씨 아버지와 어머니, 누나  휴대전화와 A씨 아이패드 포렌식도 진행했으나 데이터나 통화내역, 메시지 삭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손씨 유가족의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trai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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